<8뉴스>
<앵커>
유명 사립대들이 학생들에게 주지도 않은 장학금을 준 것처럼 회계장부를 조작해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어떻게 이런일이 벌어질 수 있었는지, SBS의 단독보도 먼저, 최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중앙대 졸업을 앞둔 A 씨의 등록금 납입 증명서입니다.
장학금을 받은 적이 없는데도 장학금 225만 원을 받은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A 씨는 9번째 학기를 맞아 4학점만 신청하면서 다른 학생들보다 등록금을 225만 원 적게 냈습니다.
소수 학점 이수를 위한 것인 만큼 등록금을 적게 내는 게 당연한 데, 학교 측은 이 학생이 마치 장학금 혜택을 받아 등록금을 덜 낸 것처럼 회계처리한 것입니다.
학교 측은 항의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 증명 서류를 만들어 줄 수도 있다며 설득합니다.
[중앙대 관계자 : 장학금 지수가 올라가게 돼 장학금 수혜율에도 영향을 미쳐요. 어디 내실 거면 증명서를 만들어 드릴게요.]
고려대 역시 지난 2004년부터 해마다 수 십억 원대 학비 감면액을 장학금으로 둔갑시켜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고려대 관계자 : 그냥 9학기 이상 다니면 학비 감면해주는 거에요. 장학금이 아니라 학비 감면이에요. 명칭은 '소수학점장학금' 이지만 그냥 학비 감면이에요.]
장부 상에만 존재하는 장학생은 올해만 고려대 2천여 명, 중앙대가 2천 4백여 명에 이릅니다.
학교 측은 학칙상 허용된 회계 처리인데다 회계 결과에 따라 학교 수입이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중앙대 관계자 : 예산처 운영방침에 따라 처리한 거에요. 학칙상 여러 방법으로 허용이 돼요.]
하지만, 학교 측은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부풀려진 장학금 지급 자료를 정부에 제출하고 신입생 모집 때도 대대적으로 광고했습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 최준식, 영상편집 : 최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