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시성의 한 보육원. 수많은 기형아들이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채 버려진 아이들이 모여있다.
뇌가 없이 태어난 아이도, 혹이 달린 채 태어난 아이도 있다. 또 다른 고아원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손가락이 4개인 아이, 큰 종양을 달고 태어난 아이 등 기형아들이 많았다. 산시성에 사는 대부분의 임산부들은 기형아를 낳을까봐 근심을 놓지 못한다.
산시성의 여성들에게는 유독 엽산이라는 영양 성분이 부족하다고 한다. 유전자를 복제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성분이 바로 엽산이다. 산시성 사람들의 엽산 결핍 원인은 뭘까? 바로 균형 잡히지 않은 식습관이 문제였다.
고지대라 채소가 거의 나지 않아 밀가루 음식 의존도가 높은 산시성 사람들. 그나마 따뜻한 시기에는 감자나 배추가 나지만,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요리법상, 음식을 과도하게 익혀 그나마 섭취 가능한 엽산의 섭취를 더욱 줄어들게 만든다.
음식이 넘쳐도 문제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살고 있는 피마인디언의 후손인 메리 할머니는 당뇨병 약을 달고 산다. 합병증으로 온 몸이 성한 곳이 없다. 30년 째 하루하루 인슐린에 의지하며 살아왔다.
이 고통은 할머니에게만 찾아 온 게 아니었다. 온 가족에게 찾아온 재앙이었다. 조상들은 암과 당뇨 등으로 사망했다. 자연식에 적응됐던 유전자가 가공식품 을 갑작스레 많이 접하다보니 병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런 현실은 피마인디언 부족 전체에 퍼져나갔다.
그렇다면 음식이 바뀐다고 대대로 전해질 운명이 바뀔 수 있는 걸까? 역사의 사건이 답을 안겨줬다. 네덜란드의 식량 기근 사태 이후의 실험과 변화를 지켜보면 알 수 있다.
기근 당시 낳은 딸은 유방암에 걸렸고, 손녀는 당뇨병에, 증손녀는 딸은 중증 알레르기에 시달리고 있었다.
암스테르담 대학병원의 테사 로즈봄 교수는 "기근 때 태어난 아이뿐만 아니라, 그들이 낳은 아이들도 건강하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테사 로즈봄 교수는 이어 "할머니, 혹은 어머니가 먹은 음식이 당신을 만든다"며 "생각을 바꿔야 한다. 후손의 병을 예방하는 일은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전했다.
(SBS인터넷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