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수십억 원이나 들여서 지은 건물인데 아무 쓸모 없이 1년이 넘게 방치되고 있는 건물이 있습니다. 충주시 민속 공예 체험장 얘기입니다.

이승배 기자입니다.

충주시가 지역 관광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며 15억 원을 들여 지은 민속공예체험장입니다.

현관은 자물쇠로 굳게 잠겼고, 건물 외벽엔 길다란 금이 갔습니다.

1년 전 이 맘때쯤 준공된 이래로 지금껏 빈 채로 방치된 겁니다.

체험관으로 통하는 유일한 길목입니다.

하지만 도로 폭이 4미터 남짓에 불과해 승용차 한 대만 겨우 지나갈 뿐 대형 버스의 접근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구체적인 운영 안도 없이 서둘러 건물만 짓다 보니 벌어진 일입니다.

[김인수/주민 : 저렇게 큰 건물을 지어놓고 길을 못내서 준공식도 못하고, 개관을 못하고, 1년여를 이렇게 했더니 그 나라에 얼마나 손실이요.]

산자락에 각양각색의 공방 수십 채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진천군의 공예 체험장과는 대조적입니다.

10년 전부터 물색한 전국에 이름 난 공예인이 직접 마을에 살면서 작품 활동과 체험 교실 운영하고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에 정식으로 문을 열 예정이지만, 벌써부터 입소문이 나 하루에도 수백 명씩 마을을 찾고 있습니다.

[박종덕/전통 소반 기능전승자 :  오게 내버려두면 무진장 많이 옵니다. 주말되면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오거든요. 오히려 우리가 생활에 지장을 받을 만큼 사람들은 많이 오는데….]

당장에 눈 앞에 보이는 성과만 쫓는 충주시의 보여주기식 행정 탓에 전통 공예 부흥이나 관광 활성화는 커녕, 아까운 혈세만 버리게 생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