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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 금값 새 풍속도, '도심의 금 캐기' 열풍

<앵커>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금은방들은 도둑 막기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노다지 사업도 이제 더이상 광산에 머물지 않습니다. 도심의 금 캐기, 폐전자제품이 노다지의 보고가 됐습니다.

정세만 기자입니다.



<기자>

인적이 끊긴 한밤중의 금은방, 유리창이 깨지면서 누군가가 안으로 들어옵니다.

진열장 유리를 깨트린 뒤 귀금속을 꺼내 가방에 쓸어담습니다.

4천 5백만원 어치의 귀금속이 털렸습니다.

지난달 부산의 한 귀금속 상가.

관광객으로 가장한 중국인 2명이 점원과 얘기를 나누다 금반지를 가방속에 슬쩍 집어넣습니다.

이틀동안 한국에 머물며 모두 4억원대의 귀금속을 훔쳐 달아난 원정 절도단입니다.

[백화점 관계자 :  9일에 와서 미리 예약을 하고 갔어요. 좀 싼 걸 보여주니까 더 비싼 걸 보여달라고 해서 예약주문을 했다 그러더라고요.]

금은방을 상대로 한 절도사건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서울 종로의 귀금속 상가엔 비상이 걸렸습니다.

CCTV를 설치하고 사설보안업체까지 동원해보지만 안심이 안됩니다. 

[송훈섭/귀금속업 사장 : 지금 보면 이런게 다 그런 장비에요. 전부 다 사방에 달려있는 거 이런 것도 있고 여기 보면 또 저런 모니터 같은 거.]

금을 사겠다는 사람들의 발길은 뚝 끊겼습니다.

비싼 금값이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혼수 대목이라는 11월이 됐지만 예물을 보러오는 사람은 찾기 힘듭니다.

매장 손님의 대부분은 장롱속 금붙이를 팔러 나온 고객들입니다.

직장인 장민우 씨도 금가락지와 목걸이 8돈을 가져 왔습니다. 

[장민우/직장인 : (특별히 돈이 필요하셔서 가지고 오셨습니까?)아니요. 지금 기회 될 때 파는 거예요. 시세가 오르니까 파는 거예요.]

10년 전 한 돈에 4만 원씩 32만 원을 주고 샀던 게 지금은 115만 원 어치가 됐습니다. 

[장민우/직장인 : 아직도 있어요. 애들 돌반지도 다 있어요. (그건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오르면 상황봐서 팔 생각인데 일단 (이것부터) 먼저 팔아 보는 거예요.]

버려진 전자제품에서 금을 찾아 내는 사업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먼저 폐휴대폰이나 컴퓨터 등을 분해해서 금이 도금돼 있는 기판부분을 분리해냅니다.

화학약품이 담긴 용액에 기판을 담근 뒤 도금된 금을 빼냅니다. 

[이게 노란색이었는데 지금 다 빠진거예요. 이쪽은 금이 있는 거, 여기는 금이 박리가 된 거.(금세 이렇게 박리가 되네요?) 네, 약품이 들어가니까요.]

이틀간의 침전을 거치면 용액속에 금이 굳어지면서 갈색빛의 황화금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박종현/업체 관계자 : (작은 금가루까지 잘 긁어내셔야 될 것 같아요?) 네, 그것만 해도 몇십만 원 어치가 되니까요.]

800도의 고열을 30분정도 가한 뒤 표면을 녹여 틀 속에 부으면 황금빛의 골드바가 만들어집니다. 

[계연희/업체 관계자 : 폐휴대폰 약 2만대에서 나올수 있는 금의 양이거든요. 무게로는 630그램 정도 되고요. 액수로 한 2,400만 원 정도 나옵니다.]

도시에서 금을 캔다는 이른바 '도시 광산' 사업이 본격화된 겁니다. 

[이원영/한국전자산업 환경협회 : 이런 폐전자제품에서도 유가금속으로 회수해서 자원화할수 잇따는 것을 말하죠. 특히 폐휴대폰 같은 경우에 금이 0.034그램이나 들어있습니다. 그래서 이 도시 광산사업에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지자체들도 가세하고 나섰습니다.

서울시가 금과 은같은 희귀 금속 추출을 위한 자원 순환센터를 다음달 준공하는데 이어 경기도도 이달부터 도시광산을 위한 폐 전자제품 수집에 나섰습니다.

그냥 버려질 경우 생기는 환경오염을 막고 원자재 수입 대체 효과까지 도시광산 사업이 1석 2조의 녹색성장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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