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대선 Pick
펼쳐보기

중대백로·수진이가 '훨훨'…생태계의 보고 DMZ

<8뉴스>

<앵커>

남북이 대치하는 DMZ-비무장 지대는 인간들에겐 긴장의 땅이지만, 동물과 식물들에겐 사람의 자취가 없는 '낙원'입니다.

분단의 상처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 한폭의 그림 같은 그 자연의 모습을 안서현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북한강으로 흘러드는 물길 한 자락을 따라 푸른 버드나무 군락이 한 폭의 그림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연못 위 빨간 잎새들은 한해살이 풀, 생이가래입니다.

멸종위기종 참매가 하늘 높이 훨훨 날아갑니다.

사람이 길들여 꿩 잡던 매, 민요에 나오는 '수진이'가 바로 참매입니다.

중대백로는 호젓이 날아 한탄강 맑은 물에 사뿐히 내려앉습니다.

넓게 펼쳐진 만도벌판 근처 절벽 구멍들은 파란 빛깔 청호반새의 보금자리입니다.

파충류 능구렁이 새끼와 곤충 사마귀가 서로 몸을 휘감고 힘을 겨룹니다.

먹느냐 먹히느냐, DMZ 야생의 생존법칙 현장입니다.

지난달 15일부터 닷새 동안 중부 지역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에서 환경부가 생태 조사를 벌였습니다.

조사 지점은 11곳으로 지난해 11월 파주 연천 서부 DMZ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드러난 동식물은 모두 4백 50종으로, 서부지역 3백48종보다 백 2종이나 더 많습니다.

황구렁이 허물과 고라니 털이 섞인 삵 배설물도 나왔습니다.

이런 멸종위기 야생동물이 5종 확인됐습니다.

여우와 산양도 확인하기 위해 무인 카메라를 달아놓고 올겨울 추가 조사 때 살피기로 했습니다.

국제적인 멸종위기 조류 두루미와 재두루미가 민통선 지역으로 넘나들며 겨울을 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DMZ 중부지역은 동, 서부 사이 중간 지대로 산림과 평야, 습지대가 어우러져 다양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김귀곤/환경부 DMZ 생태조사단장 : 과거에 농사를 짓던 곳을 60여 년 동안 짓지 않았기 때문에 물과 습지, 초지, 그리고 그 산림이 어우러져 있어서 서식처의 다양성이.]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될 가치가 충분하다고 환경부는 밝혔습니다.

다만 잦은 산불과 주변 개발 같은 환경 변화로 외래종이 퍼지는 건 문제입니다.

[김명진/국립환경과학원 생태평가과장 : 미국 쑥부쟁이, 돼지풀 등. 외래식물들이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이것에 대한 관리대책도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환경부는 DMZ 자연 생태 조사를 내년에 동부 지역으로 넓히고, DMZ를 생태평화공원으로 보전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