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한국 교회의 대표적인 원로인 김준곤 목사가 어제(29일) 소천했습니다. 우리나라에 최초로 헌혈을 전파한 고인은 마지막 순간에는 각막을 기증하며 나눔과 사랑의 정신을 실천했습니다.
테마기획, 하대석 기자입니다.
<기자>
6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헌혈이라는 말 자체가 생소했습니다.
치료에 필요한 혈액은 돈으로 거래됐고, 이마저도 구하기 힘들었습니다.
이 땅에 헌혈이 뿌리내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 68년.
미국 유학에서 돌아온 고 김준곤 목사가 혈액을 나눠 사랑을 실천하자며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헌혈 운동을 전파하면서부터입니다.
[박진탁 목사/사랑의 장기기증운동 본부 : 우리나라 사람으로서는 미국 유학시절에 처음 헌혈을 했고, 한국교회가 다 참여할 수 있는 이분의 역량을 널리펴서 헌혈운동의 초석을 만들어주신 분이시죠.]
지난 91년에는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를 세워 초대 이사장에 취임하면서 스스로 각막 기증을 약속했습니다.
어제 향년 85세로 소천한 김 목사의 각막은 약속대로 시각 장애인 2명에게 이식됐습니다.
[김응권/신촌 세브란스 병원 안과 전문의 : 목사님의 각막으로 사회적으로 거의 실명 상태에 있는 분, 거의 못보는 분이 0.6 이상의 시력, 상당히 쓸모있는 시력을 갖게 되시는…]
고인의 장례식장에는 교인들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추모 행렬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최일도 목사/다일공동체 대표 : 이땅에서 다시 뵐 수 없다는 슬픔에 목이 매입니다.]
고인은 떠났지만 가장 큰 사랑은 생명을 나누는 것이라는 고인의 가르침은 종교의 벽을 넘어 이 땅에 오롯이 남아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