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질환 전문 비에비스나무병원은 개원 1주년을 맞아 전국 성인남녀 1천2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소화불량과 속쓰림, 설사 등 소화기 증상이 있을 때 '그냥 참는다'는 사람이 4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다음으로는 약국을 방문한다(18%), 자가진단으로 약을 복용한다(12%), 병원을 방문한다(11%), 민간요법을 이용한다(6.3%) 등의 응답이 많았다.
소화기 증상의 빈도는 '거의 없다'가 23%에 그친 반면 '1주일에 1번 이상' 25%, '1개월에 1번 이상' 31%, '3개월에 1번 이상' 11%, '6개월에 1번 이상' 10% 등으로 집계됐다.
소화기 증상이 있을 때 '그냥 참는다'는 응답은 복통의 빈도가 높은 사람에게서 더 많았다.
이 병원 소화기내과 홍성수 전문의는 "소화기 증상을 자주 경험하는 경우 이를 습관적으로 받아들여 고통을 그냥 참거나 자가진단으로 약을 복용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면서 "소화기 증상을 자주 느낄수록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알고 치료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소화기관이 건강한 편이냐'는 질문에는 '건강한 것 같다'(49.6%)고 생각하는 사람이 '건강하지 않은 것 같다'(43.5%)고 생각하는 사람에 비해 많았다.
스스로 생각하는 소화기 증상의 원인은 스트레스(16.6%)가 가장 많이 꼽혔으며, 이어 불규칙한 식습관(14.9%), 음주(14.7%), 운동부족(12.8%), 과식(7.7%), 복부비만(7.1%), 매운 음식(6.2%), 불규칙 생활습관(5.6%), 짠 음식(4.7%), 흡연(5.8%), 야식(2.8%) 등의 순이었다.
아침식사와 소화기 증상도 연관성을 보였는데 아침을 챙겨 먹는 그룹에서는 1개월에 1번 이상 소화기 증상을 느낀다는 사람이 21.4%로, 아침식사를 거르는 그룹의 27.6%에 비해 적었다.
홍 전문의는 "아침식사를 거르는 경우 점심이나 저녁때 과식을 하거나 야식을 먹는 경우가 많아지므로 소화기 건강에 좋지 않다"면서 "특히 야식을 먹으면 밤에 숙면하기 힘들고, 따라서 낮에 일의 능률이 떨어지거나 피로가 쌓여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매운 음식과 위 건강과는 상관성이 없다는 게 정설임에도 응답자의 78.4%는 매운 음식이 위 건강에 해로울 것으로 생각했다.
홍성수 전문의는 "맵고 짠 한국 음식이 위에 자극을 많이 주기 때문에 한국인이 위암에 많이 걸린다고 아는 사람들이 많은데, 짠 음식은 위 세포의 변형을 촉발하지만 매운 음식은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