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가리 막걸리'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숨진 여성의 남편과 딸이 부적절한 관계를 의심받을까 두려워 공모한 범행일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29일 광주지검 순천지청(지청장 차동언)에 따르면 검찰은 구속된 A(59)씨와 A씨의 딸(26)이 수년간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온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인터넷 채팅 등을 통해 남자를 만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겨 딸을 꾸짖던 A씨의 아내 B(59)씨가 부녀간의 부적절한 관계까지 알게 될 것을 우려해 A씨가 딸과 짜고 아내를 살해했을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B씨는 지난달 6일 오전 9시10분께 집에서 가져온 막걸리를 황전면 천변에서 희망 근로 참여자들과 나눠 마셨다가 다른 할머니와 함께 숨졌으며 또 다른 2명은 막걸리를 바로 뱉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검찰은 "아버지와 짜고 막걸리에 청산가리를 넣었다"는 딸의 자백을 듣고 부녀를 살인과 존속살인 혐의로 각각 구속했다.
A씨의 딸은 지능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자백의 신뢰성을 의심받기도 했으며, 검찰은 딸의 자백을 뒷받침할 증거를 일부 확보했다고 밝혔을 뿐 어떤 증거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A씨 유족은 살인과 살인동기 등 대부분 수사내용을 부정하며 검찰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한 유족은 "검찰이 증거도 없이 (A씨) 딸의 진술에 의존해 짜맞추기식 수사를 하고 있다"며 "지능이 떨어지는 딸을 억압하거나 회유해서 사실과 다른 자백을 받아낸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순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