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악범죄, 끝까지 쫓는다"…일본 공소시효 철폐

<8뉴스>

<앵커>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여러나라들은 범행 후 오랜 시간이 흐르면 범인이 잡혀도 처벌할 수 없는 공소시효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최근 살인 같은 흉악범죄에 대해 공소시효를 없애기로 했습니다. 

도쿄, 윤춘호 특파원입니다.

<기자>

지난 1994년 3월 로쿠가와 씨의 아내는 괴한에게 피살됐습니다.

경찰이 수사를 폈지만 범인은 잡히지 않았고, 마침내 지난 3월, 15년의 공소시효가 지났습니다.

이제는 범인이 잡혀도 처벌할 수 없습니다. 

[로쿠가와(65세)/피살자 남편 : 이제 끝났어… 정말 억울해… 당신 생일이 공소 시효가 끝나는 날이 될지는 정말 몰랐어.]

이 방송이 나가자 비난 여론이 빗발쳤습니다.

공소 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살인범이 발 뻗고 편히 자도록 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일본 법무성은 최근  형법상 사형에 처할 수 있는 흉악한 범죄에 대해서는 공소 시효를 없애기로 했습니다.

[모리/일본 법무상 : 살인죄 등에 대해서는 기한을 두지 않고 반드시 사건의 진상을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살인 사건의 피해자 가족들은 이 조치를 환영했습니다.

[살인 사건 피해자 가족 : 법무성의 시효철폐 조치가 눈물이 날 정도로 기쁩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수사 인력과 기록 유지의 어려움은 물론 잠재적인 인권 침해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야마시타/변호사 : 용의자가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려고 해도 (수십년이 지난 사건은)그러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살인 사건을 비롯한 흉악 범죄가 날로 늘어나고 있는 현실을 더 무겁게 받아들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