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바이러스 의약품인 타미플루가 유일한 알약 형태의 신종플루 치료제로 쓰이면서 개발자도 돈방석에 앉게 됐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은 27일 신종플루 공포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불행 중 행운'을 맛본 사나이는 노르베르트 비숍벨거(Norbert Bischofberger.55)라고 소개했다.
비숍벨거는 미국의 생명공학업체인 '길리어드 사이언시스(Gilead Sciences)'에서 1990년대 타미플루 개발을 총괄했던 인물.
현재도 이 회사에서 부회장이자 개발 총괄 책임자로 일하고 있으며 연봉 45만 파운드(약 9억2천만원) 외에도 스톡옵션과 보너스 등으로 수천만 파운드를 받고 있다.
타미플루의 지적재산권을 갖고 있는 길리어드는 스위스 제약 회사인 로슈에 아웃소싱 방식으로 타미플루를 제조해 판매하도록 하고 있다.
비숍벨거는 하지만 최근 독일 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이 과학자가 돼 타미플루를 개발한 것은 "축복받은 일"이지만, 신종플루 덕택에 부자가 됐다는 소리를 들으면 "매우 화가 난다"며 거부감을 드러냈다.
그는 인터뷰에서 "누구든 임종을 앞두고 '사는 동안 돈을 더 벌었으면 좋았을텐데'라고 말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숨을 거둘 때가 다가오면 지난 날을 돌아보고 다른 사람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느낌을 받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플루로 전 세계에서 700명 이상이 숨진 것과 관련, 비숍벨거는 "새로운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성 병원체로 인한 위협이 핵전쟁 위험보다 클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먹는 알약 형태인 타미플루는 2004년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유일하게 조류인플루엔자(AI) 치료제로 인정받은 데 이어 신종플루 치료제로도 각국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