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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림만 물범 사라지나…발전 앞에 터전 '위협'

<8뉴스>

<앵커>

다음 소식입니다. 충남 서산과 태안 사이 호리병 모양으로 들어간 '가로림'만에서 멸종 위기종인 '물범'이 발견됐습니다. 그만큼 해양 생태계 보존 필요성이 커진 것인데 바로 이 곳에 조력발전소 건설이 추진되고 있어서 문제입니다.

박수택 환경 전문 기자입니다.

<기자>

백령도에서나 보던 물범이 2백 킬로미터 남동쪽, 충남 서산 가로림만에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모래톱 주변 얕은 바다를 헤엄쳐 다닙니다.

6마리쯤으로 보입니다.

머리를 물 위로 빼서 살피다가 콧구멍을 오므려 닫고 잠수합니다.

[우윤근/충남 서산시 오지1리 이장 : 전에는 관심이 없어서 그런 것을 눈여겨 보지도 않고, 그냥 물범이 있으면 있을 것이다라고 했을 뿐이지.]

물범이 오래전부터 찾아왔다는 걸 사람들이 깨닫지 못했을 뿐입니다.

바닷물이 빠지면 드넓은 갯벌이 드러납니다.

갯바닥을 게들이 바삐 돌아다니며 열심히 유기물을 먹어댑니다.

갯벌의 환경 위생 지킴이 노릇을 합니다.

살아 있어 풍요로운 갯벌은 주민들 삶의 터전입니다.

이곳 바지락을 다른 지역에서 씨조개로 사갈 정도입니다.

[가로림만 어민 : 애들 대학까지, 다 이거 해서 가르치고, 다 했지요.]

밤 낙지잡이도 서산 가로림만의 자랑입니다.

[김종선/가로림만 어민 : 밤에 이렇게 와서 하면 한 15만원에서 한 20만원씩.]

넉넉하고 평화롭던 갯마을이 요즘 어수선합니다.

이곳 서산에서 저 너머 태안까지 2km 거리의 바닷길이 가로림만 어귀입니다.

물범도 드나드는 이 길목을 댐으로 가로막는 조력발전 계획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프랑스 랑스조력은 물론 국내 시화호 조력발전을 능가하는 세계 최대규모입니다.

[서현교/가로림조력발전(주) 사장 :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부응하고 친환경적이고 그 다음에 경제성이 상당히 있는 신재생 에너지입니다.]

업체가 작성한 '사전 환경성 검토서'엔 천연기념물 물범이 빠져 있습니다.

환경비용을 다 반영해도 편익이 더 크다면서 경제성이 있다고 강조합니다.

불과 1년 반 전 참여정부 시절 해양수산부는 가로림만 조력발전에 경제성이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이평주/서산태안환경연합 사무국장 : 사전 환경성 검토도 엉터리로 됐다고 저희는 보고 있습니다. 정확한 실상을 반영하지 않고 댐을 막기 위해서 진짜 귀중한 자료들은 빼놨다고 저희는 보기 때문에, 정확한 현장조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재생가능 에너지라는 조력발전 앞에 가로림만 자연과 주민들 삶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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