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임진강 너머 서부 민통선 지역에서 희귀 동식물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습니다. 이 지역의 생태계 보전 필요성이 새롭게 확인된 것인데, 하지만 이대로 가면 곧 사라질 지경에
처해 있습니다.
박수택 환경전문기자가 실상을 전해드립니다.
<기자>
초록빛 가득한 논배미는 물새들의 쉼터가 됩니다.
누른빛 머리의 황로가 논에 떼로 날아왔습니다.
회색 콘크리트로 싸 바르지 않은 농경지엔 생명이 넘쳐납니다.
논 한 귀퉁이에 물이 고인 웅덩이, 둠벙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논으로 물이 드나드는 바로 이 둠벙에 멸종위기종 금개구리가 살고 있습니다.
물풀에 올라앉은 금개구리, 등줄기엔 금빛 노란줄이 선명합니다.
게아재비, 소금쟁이도, 풍요로운 둠벙의 주인입니다.
[구지은/DMZ생태연구소 : 금개구리가 다시 나타났다는 것은 금개구리가 먹을 것이 많아졌다, 즉 생태계가 잘 복원돼 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죠.]
버려둔 논은 자연의 습지로 돌아가는 중입니다.
곤충 잡아먹는 습지식물 통발이 가득 퍼졌습니다.
경기도 파주시 임진강 이북 민통지역에서는 이렇게 희귀 동식물이 잇따라 확인되고 있습니다.
생태교육과 생태관광 자원으로도 가치가 높습니다.
여차하면 사라질 위험이 높은 게 문제입니다.
금개구리 사는 둠벙도 예외가 아닙니다.
[임봉상/파주 민통지역 농민 : 지금 저것도 메우려고 그럽니다. 지하수를 팠기 때문에, 저 웅덩이(둠벙)가 필요가 없어요.]
습지와 숲이 밀려나고 인삼밭이 늘고 있습니다.
민통지역 하천도 바닥을 긁어내 직선으로 뽑고 제방을 높이는 바람에 자연의 모습을 잃었습니다.
[김태식/환경부 자연정책과 사무관 : 지역실정을 잘 아는 환경단체에서 1차적으로 조사를 하고, 그 내용을 토대로 해서 저희 환경부가 보전이 필요한 지역에 대해서는 보전 방안을 수립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생각됩니다.]
찾아내고 지켜주지 않으면 민통지역 '생태계의 보물창고'는 언제 텅 비게 될 지 모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