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실험과 관련, 미국이 정작 두려워해야 할 것은 북한에 대한 '무지'이며, 국제사회가 북한의 경제를 철저하게 봉쇄하는 것이 북한의 핵포기를 유도할 실질적 방안이라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정보분야 칼럼니스트 로버트 바에르가 31일 주장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중동 지역 요원 출신인 바에르는 이날 타임 인터넷판에 기고한 글을 통해 "미국은 북한이 의도하는 바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에는 미국 대사관이 없고, 북한을 방문한 미국인도 얼마 안 되며, 설사 미국인이 북한을 방문한다고 해도 북한 주민과 접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북한의 내부 사정에 어둡다는 것이다.
또 북한의 군부 인사들은 해외를 방문하는 경우가 드문 데다, 해외로 나가더라도 보안 유지를 위해 늘 팀을 이뤄 다니는 만큼 북한 당국이 핵문제에 대해 보안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니라고 바에르는 밝혔다.
이 때문에 미국은 북한 군부의 어떤 장군이 핵폭탄을 지지하는지 혹은 반대하는지에 대해 모르며, 심지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실권을 장악하고 있는지조차 확실할 수 없는 처지라고 바에르는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현재 북한 동향을 알아내기 위해 북한 영해 위로 정찰기를 띄우거나 국제 사회의 감시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지만, 이렇게 얻어낸 불완전한 정보를 토대로 북한, 이란 등의 핵개발 움직임을 저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보다는 국제사회가 북한의 도발에 대해 실질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하는 편이 더 낫다는 것이다.
일례로 중국이 당장 북한과의 국경을 폐쇄하거나, 식량 이외의 물자가 북한으로 반입되는 것을 차단한다면 북한은 핵폭탄을 포기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해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바에르는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