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박근혜와 정몽준이 붙으면 누가 이길까?"
한나라당 조기 전당대회론이 한참 불거져 나올 때 많이 받았던 질문입니다. 전 이 질문을 받으면 일단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어요."라고 답하며 다음 질문을 피합니다. 실제, 조기 전대는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입니다. 만에 하나 실현이 된다 해도 박근혜 전 대표는 출마하지 않을 겁니다. 가만히 있어도 상종가인데 굳이 나와서 피 흘릴 필요를 느끼지 않을 겁니다. 반면, 정몽준 최고위원은 한번 붙고 싶을 겁니다. 가만히 있다가는 친이와 친박 간의 싸움 속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잃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존재감을 계속 살릴 수 있는 길을 찾으려 할 겁니다. 지난번에 조기 전당대회론이 불거져 나왔을 때 정몽준 최고위원이 "박근혜 전 대표도 출마해야 한다"고 한 것도 "한번 붙자"는 메시지입니다. 박 전 대표가 안 나올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당당히 나와라"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 자체가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인식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겁니다. 또, 당내 다수파인 친이들을 자신의 세력으로 이끌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도 봤을 겁니다.
(2) "전당대회에서 친박과 친이가 붙으면 누가 될까?"
박근혜 대 정몽준 대 이재오간의 대결이 없을 거라고 답하면 그 다음에 꼭 묻는 질문입니다. 가상의 대결을 한번 붙여보라는 요구지요. 정말 예측하기 힘들거니와 정치적으로 민감한 질문입니다. 현재 당내에 친이 친박 분포도를 보면, 170명 의원 중 친이가 100명 정도, 친박이 60명 정도 그리고 중립이 10명 정도입니다. 숫자상으로 보면 친이가 유리합니다. 하지만 전당대회 투표는 대의원들이 참여한다는 점, 그리고 1인 2표라는 점, 그리고 현역 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이 대의원들을 완전히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 등 변수가 많아 섣불리 예단할 수 없습니다.
(3) "실현가능성도 없는데 왜 조기전대론이 나올까?"
소장파들이 주축이 된 조기전대론 개최요구는 그야말로 당이 얼마나 절박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현 지도부로는 10월 재보선도 참패일 것이라는 비관론이 작용한 데다, 재보선 패배이후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도가 확인된 이상 뭔가 흥행 카드가 필요했을 겁니다. 박근혜 전 대표와 정몽준 최고위원, 이재오 전 최고위원 등이 나와 준다면 최고의 흥행 카드가 되겠지만 설사 그들이 나오지 않는다고 해도 친박대 친이의 대리전만 벌어진다면 세간의 흥미를 끌 겁니다. 또, 언론에 의해 조기전대론이 불거진 측면도 있습니다.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윤성 부의장이 지적한 대로 "언론은 갈등을 먹고 살기" 때문일 런지도 모릅니다.
(4) "조기전대 한다면 언제 하나?"
앞서 답했듯,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만 당 내에는 10월 재보선 전에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데, 이는 앞서 말씀 드린 대로 10월 재보선 준비를 위해 지도부를 새로 구성하고, 또 세간의 흥미를 북돋아 10월 재보선에 플러스 요인이 될 거란 계산에서입니다. 또 박희태 대표가 10월 재보선에 경남 양산 재보선에 출마하게 되면 그 전에 하던지, 아니면 그 이후에 하던지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친박측이 박근혜 전 대표 출마에 부정적이고, 또 당내 지도부도 자칫 조기 당권 경쟁이 불거질 것을 우려하는 만큼 소장파들의 요구는 동력을 잃어 갈 것으로 보입니다.
(5) "이상득은 뭐 하나?"
요즘 이상득 전 부의장이 언론에 뜸하다는 얘길 하면서 묻는 질문입니다. 지난 재보선때 경주 정종복 전 의원 공천이나 다른 두 곳의 공천에 이상득 전 부의장이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가 당내에서도 많이 나돌고 있습니다. 공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자칫 이상득 전 부의장도 인적 쇄신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 처지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당내 소장파 의원들의 분노가 가라앉기 전 까지는 정중동을 계속 할 겁니다. 동(動) 보다는 정(靜)에 가까운 행보를 할 겁니다.
(6) "소장파들은 왜 반기를 들었나?"
정치는 생물이라고 합니다.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권력을 향한 끊임없는 움직임이 이어집니다. 그동안 친이 내부에서 소위 이상득 전 부의장에 대한 쿠데타가 두어차례 있었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아직은 구심력이 원심력보다 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재보선 이후 구심력이 약화되면서 원심력이 강해집니다. 차제에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그래서 독자적인 세력으로 커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면서 서로 응집시키는 효과가 생긴듯 합니다. 흩어지면 죽거나 진압당하니 뭉쳐서 나가자는 거지요
(7) "왜 친이들만 반발할까?"
당내에서 관찰을 하다보면, 친이가 수적으로 친박 보다 훨씬 우세하지만, 결속력에 있어서는 친박이 우세합니다. 친이는 구심점이 이상득 전 부의장계와 친 이재오계 그리고 정두언 등 소장 친이계와, 남원정 등 구 소장파들, 그리고, 친이 직계 그룹 등으로 나뉩니다. 친박계는 일각에서 구주류와 신주류로 나누기도 합니다. 친이계의 스펙트럼이 넓은데다 구심점도 3각 4각으로 나뉘어 있는 반면, 친박계는 구심점이 하나입니다. 당연히 구심력이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 친박계는 비주류입니다. 주류는 권력을 향해 달려가지만 비주류는 주류들이 권력을 놓고 다투는 것을 지켜볼 뿐입니다. 당장 권력을 쥘 필요가 없다고 느낄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8) "박근혜는 왜 그럴까?"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묻는 질문이 많습니다. 특히, 최근에 친박계인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론을 거절한 이후 많이 듣는 질문이 "왜 거절했냐?"는 겁니다. 그 질문을 던진 자체가 "왜 받을만한 제의인데 왜 받지 않았냐?"는 의도가 내포돼 있습니다. 제가 박 전 대표의 마음속에 들어가 본적이 없으니 뭐라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판단하건데, 별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했을 겁니다. 향후 1년간 원내대표는 지난해와 달리 그리 큰 권한이 없습니다. 그런데 당장 6월부터 여당과 싸움을 지휘해야 합니다. 언론법 등 여론이 반발하는 법안을 놓고 강행처리든 뒤로 미루든 결정해야 합니다. 강행처리하면 친박도 비난의 대상이 될 것이고, 뒤로 미루면 친이 정권에 비협조하는 꼴이 될 겁니다. 언론법이 아니라도 앞으로 그런 일이 많이 생길 겁니다. 따라서, 굳이 얻는 것 보다 잃을 것 많은 자리에 친박 의원이 들어 앉는 것이 좋을리 없다고 봤을 겁니다.
(9) "김무성은 하고 싶어 하는 것 같던데?"
김무성 의원은 그랬던 것 같습니다. 본인 말로는 "한 번도 하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했지만, 여러 정황으로 미뤄볼 때 박희태 대표 등 당 지도부에게는 "여건이 되면 하겠다."는 뜻을 밝힌 듯합니다. 문제는 박근혜 전 대표가 반대한다는 점입니다. 김무성 의원은 2번이나 이미 원내대표 경선에서 떨어진바 있고, 본인이나 친박들의 미래를 위해서 한번 해 볼만 한 카드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본인이 잘 요리하면 앞서 전한 그런 딜레마도 피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을 겁니다. 이것이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론을 둘러싼 친박 내에서 미묘한 찬반 입장차가 있었던 것과 맥을 같이 하는 대목입니다.
(10) "한나라당 결국엔 쪼개지나?"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그럴 일 없을 겁니다."라는 게 제 답변이었습니다.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한 친박 들은 이번보다도 작년 총선 공천 때 친이 측에 대해 더 큰 저항의식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때 친박 연대가 생겨도 결코 친박 연대로 이탈하기 보다는 친박 연대 의원들을 복당시켰습니다.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도가 30%대입니다. 뛰어나갈 이유가 없습니다. 동시에 친박계의 입장에서는 영남권에서 불고 있는 친박 바람을 굳이 차단할 이유도 없습니다. 모두 박근혜 우호 지분이 되기 때문입니다. 양수 겸장입니다.
이밖에도 여러 질문들이 있습니다만, 모두 열거하려면 날 밤 새야 할 겁니다. 의외로 다수 대중들은 한나라당내 갈등에 대해 무관심한 측면이 있지만, 적어도 30%의 지지를 받고 있는 정당이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도 꽤 많습니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제가 듣게 되는 질문들을 모아서 또 한 번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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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10년전 '출동 코끼리 기자' 또 '박병일 기자의 현장출동!' 등에서 맹렬하고 거침없는 시사고발 취재로 이름을 날렸던 박병일 기자는 현재 차장이 되어 정치부 여당팀의 현장팀장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특유의 날카로운 시선에 이제는 연륜까지 더해진 깊이있는 정치 기사가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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