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서울 동대문 상권은 요즘 상가마다 빈 점포 투성입니다. 예전만큼 월세 낼 형편이 안되기 때문인데요. 사정이 이렇게 되자, 가게 세를 10분의 1로 깎아주는 상가까지 나왔습니다.
김형주 기자입니다.
<기자>
이 의류상가는 지난해 중순부터 입점할 상인들을 모집하고 있지만, 아직 절반도 못 채웠습니다.
불경기로 기존 입주 상인들이 가게를 빼면서, 15~20% 수준이던 동대문 일대 상가의 공실률은 25%로 치솟았습니다.
매출은 줄었는데, 보증금은 4, 5천만 원, 임대료도 한달에 2, 3백만 원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중개업자 : 첫째 이유가 임대료가 너무 비싸요. 내가 장사한 만큼 소득이 없으니까 일찍 장사를 접어버리거든요.]
하지만 같은 상권인데도 점포수가 오히려 늘고 있는 상가도 있습니다.
임대료를 주변 상가보다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춘 덕분입니다.
입점주 가운데 상당수는 최근 경기불황으로 근처 상가에서 월세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옮겨온 영세 상인들입니다.
[강연애/입주상인 : 오히려 비싼 상가보다는 여기가 저희같은 경우는 괜찮더라고요. 세가 싸고 보증금도 싸니까 옷을 저렴하게 팔잖아요.]
재작년 40%였던 입점률이 지금은 80%에 육박합니다.
상가 입장에서도 놀리느니 싸게라도 세를 주는 게 낫고, 나중에 손님이 몰리거나 경기가 좋아지면 임대료를 인상할 수 있어 나쁠 게 없다는 생각입니다.
[소시영/건물주 : 상인들을 채워놓고 장사를 잘 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고, 임대료를 올려 받자….]
고육지책 헐값 마케팅으로, 건물주와 상인들이 함께 재기의 희망을 일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