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는 26일 2009학년도 수시전형에서 특목고를 우대하는 등 실질적인 고교등급제를 적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고교 등급제를 일절적용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고려대 서태열 입학처장은 이날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이사회가 끝난 뒤 교내 백주년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논란으로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혼란을 끼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모든 입시전형은 고교등급제 금지 등 관련규제를 어기는 일 없이 공정하게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의 오류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수시2학기 일반전형에서 내신등급이 좋은 일반고 학생이 탈락하고 등급이 나쁜 특목고 학생이 합격했다며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그 반대로 등급이 더 좋은 특목고 학생이 떨어지는 사례도 많았다"며 "특목고를 우대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비교과영역을 포함해 채점하다 보니 등급이 더 높은 학생이 떨어지는 현상이 생겼다"며 "고대에 지원한 학생들의 교과성적은 대부분 매우 우수하고, 이런 경우 비교과영역의 차이가 결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처장은 "일부에서는 또 교과성적(내신)이 동일한 두 학생 중 비교과 활동이 왕성했던 학생이 떨어진 사례를 제시하며 오류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는데 이는 비교과 분야의 평가 과정을 오해했기 때문"이라며 "단순히 봉사활동이 많다든지 상을 많이 받았다고 비교과 성적이 높은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특목고 출신 합격자가 많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외고의 평균 합격률인 57.5%보다 높은 합격률을 기록한 일반고가 471개교나 된다"며 이들 학교 목록을 제시한 뒤 "강남의 한 특목고는 일반고의 평균 합격률에 못미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반고 학생은 52.4%, 외고 학생은 57.5%가 통과했다"며 "다른 전형에서도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정도"라고 덧붙였다.
그는 "논란이 제기된 지 5개월이 지났으나 전형 진행 중에는 다른 입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그동안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면서 "이제는 대교협 윤리위원회의 조사결과도 나온 만큼 논란을 마무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나 고려대 측은 각 고등학교의 정원 대비 합격자 수나 일부 특목고의 합격자 수 등과 같은 세부 자료는 고교의 서열화를 조장할 수 있으므로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이사회를 열고 "고려대의 입시 논란에 대해 대교협 대학윤리위원회에서 논의한 결과 고교등급제는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