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졸업과 입학철을 맞아 일부 대학들이 학교발전기금을 반강제로 수금하고 있습니다. 자율납부라는 사실을 모르는 신입생들은 행여 불이익이라도 당할까봐 납부 거부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고운 기자입니다.
<기자>
다음달 지방의 한 국립대학 입학을 앞둔 A 양에게 배달된 학교 우편물입니다.
4년치 학생회비 25만 원을 입학하기 전에, 그것도 한꺼번에 내라는 고지서가 들어 있습니다.
[A양 아버지 : (사립대에 합격하고도) 가정 형편이 어려워서 국립대에 보냈는데, 한꺼번에 25만 원을 한꺼번에 내라고 하면 우리같은 서민들은 참 힘듭니다.]
학생회에 전화를 걸어 학기마다 나눠 낼 방법을 물어봤지만 내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한다는 대답만 돌아왔습니다.
[해당학과 학생회 관계자 : 게시판에 미납자 명단을 올리고요, 선배들이 보는 시각도 안 좋죠, 다 내는데 왜 누구만 안 내냐는 식으로.]
학생회비를 많이 걷기 위해 자율 납부라는 사실을 잘 모르는 신입생들에게 납부를 사실상 강요하는 셈입니다.
졸업할 때도 성격이 불분명한 돈을 내야 합니다.
졸업 가운과 학사모를 빌리러 학교에 들른 24살 박 모 씨는 학교 발전기금을 요구받았습니다.
[해당학교 관계자 : 저희가 과의 발전을 위해서 졸업하시는 분들에 대해서는 어디서건 매년 걷어왔거든요.]
발전기금 역시 이름만 자율 납부입니다.
[해당학교 관계자 : (납부를 하지 않으면) 담임교수가 전화를 하거나 계좌로 송금을 받게 돼요. 제가 알기로는 지금까지 안내고 졸업하신 분은 없습니다.]
하지만 담당학과측은 이 돈이 후학양성을 위해 쓰인다면서도 구체적인 사용내역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투명하게 걷어서 집행돼야 할 각종 회비와 기금들이 졸업과 입학을 볼모로 일종의 통과세로 변질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