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강원도청 산하기관의 한 공무원이 사업 예산 수십억 원을 빼돌린 뒤 해외로 달아났습니다. 공금 유용을 하며 직인도 마음대로 찍었지만 도피 전까지 전혀 발각되지 않았습니다.
GTB, 노성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원도는 지난 13일 도내 감자 저장창고 신축을 위해 건축비 22억 7천만 원을 산하기관인 강원감자종자진흥원 통장으로 보냈습니다.
진흥원 예산 담당 공무원인 34살 이모 씨는 이 돈을 받자 마자 자신의 차명계좌로 이체시켰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이 가운데 3억여 원을 인출해 홍콩으로 달아났습니다.
수십억 원의 예산이 개인 통장으로 흘러갔는데도, 진흥원 측은 이 씨가 해외로 도피한 뒤에야 사실을 알았습니다.
예산을 빼돌리는 과정에서 사용된 지출결의서와 명령서에 찍힌 직인도 아무런 제약없이 사용됐습니다.
[강원감자종자진흥원 관계자 : (이씨가) 회계 담당자니까 관인을 같이 사용하는 사람이거든요. 평상시 관인을 쓰는 사람이었으니까 (의심을 안했습니다.)]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이 씨의 신병을 확보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습니다.
또 이 씨의 귀국이 늦어질 것에 대비해 인터폴과의 공조 여부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필리핀을 다녀온 점 등으로 미뤄 도박 자금과 관련됐는 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경찰은 또 최근 두 달 동안 진흥원 운영자금 3억 천만 원이 7명의 차명계좌로 흘러들어간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이 돈 역시 이씨와 관련있는 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