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단 때 아내에 키스하면?"…"하루 더 단식"

이슬람의 성월(聖月)이자 단식월인 라마단 기간 낮에 아내에게 키스를 하면 이슬람 율법에 어긋나는 것일까.

이에 대한 사우디아라비아 대법원장의 답변은 "단식 기간을 하루 더 연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슬람 율법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대법원장 겸 존경받는 성직자인 살레 알-리헤단은 12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라마단에 대한 청취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라마단엔 일출부터 일몰까지 식사를 하지 않는 것은 물론 담배를 피우거나 물을 마셔서도 안되며 밤에도 부부관계를 갖지 않고 인간의 욕망을 자제해야 하는 게 원칙이다.

따라서 이 기간 아내에게 키스를 하기만 해도 이슬람의 율법을 어기는 셈이 되고 이를 보충하려면 라마단이 끝나도 하루 더 단식을 해야 한다고 알-리헤단 대법원장은 종교적 해석(파트와)을 내렸다.

올해 라마단은 지난 1일 시작됐다.

그는 또 이날 비도덕적인 내용을 방송하는 위성방송의 소유주는 사형이 허용된다고 파트와를 내렸다.

그는 "라마단 기간 '나쁜' 프로그램을 트는 방송 소유주를 어떻게 보느냐"는 청취자의 질문에 "외설스럽고 천하고 남을 꼬드기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위성방송 소유주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가"라며 "일부러 선동을 부추기는 자들은 죽여도 된다"고 경고했다.

이슬람권에선 특히 위성방송에 나오는 가수의 뮤직비디오가 외설과 종교 논쟁이 휩쓸리곤 하는데 이런 위성방송은 대부분 사우디의 왕자나 대기업 소유다.

파트와는 법적인 구속력은 없지만 이슬람 율법에 해박한 고위 성직자가 내리는 종교적 해석이라는 점에서 널리 존중된다.

알-리헤단 대법원장은 사우디인은 이라크의 미군에 대항하는 성전(지하드)에 참가할 수 있다는 파트와를 내려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두바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