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혁 선수가 한국 남자 역도의 기나긴 침체를 끝냈습니다. 한국역도에서 무려 16년 만에 탄생한 올림픽 금메달입니다.
금메달은 네 차례 치명적인 수술을 받는 시련을 딛고 따낸 것이어서 더욱 빛났습니다.
경기직후 인터뷰에서 사재혁은 잇따른 치명적인 수술에 "한때는 국내체전이나 뛸 수 있을 것"으로 좌절했다고 토로했습니다.
사재혁은 인상에서는 중국 리훙리에게 뒤졌습니다. 리훙리는 홈관중의 전폭적인 응원 속에 168kg을 들어올렸습니다.
사재혁은 5kg 모자란 163kg을 들어 3위를 기록했습니다. 주종목인 용상에서 사재혁의 괴력이 발휘됐습니다.
리훙리가 198kg을 드는데 그치자 사재혁은 1차 시기부터 201kg을 신청해 가볍게 성공했습니다. 2차 시기에서는 203kg을 번쩍 들어 올림픽 금메달을 확정지었습니다.
합계는 366Kg으로 리훙리와 같았지만 몸무게가 450g 덜 나갔습니다. 내친김에 3차 시기에서 211kg을 신청해 세계기록 1kg 경신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실패했습니다.
다음은 사재혁과의 일문일답.
-지금 어떤 기분인가?
일단 정신이 하나도 없고요. 제가 딴 건지 못 딴건지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너무 지금 말이 잘 안나와요. 앞으로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시합 전부터 금메달 후보로 기대됐었는데, 부담 안됐나?
앞의 선수 2명이 실격됐잖아요. 오늘 시합장 오기 전에 부담 많았어요. 긴장감에 다리 떨리고 그랬어요. 경기장에 올라와서는, 자신있게 연습대로 했던게 좋은 결과로 연결된 것 같아요.
-시상식서 (국제역도연맹 아이얀 회장으로부터) 꽃다발 받을 때 무슨 말하던데?
2005년 부산에서 열린 세계주니어대회에서 만난 경험이 있어요. 잘 안됐어요. 영어가 안돼서 얘기 잘 못했어요.
-지금 생각나는 사람은?
부모님 오셨는데, 영광 돌리고 싶어요. 다쳐서 고생 많이 했는데. 그때까지 도와준 사람 많이 있는데, 생각이 안나네요. 지금 생각이 복잡하네요.
-나이가 아직 어려, 앞으로 많은 경기에 뛸 수 있는데, 각오는?
그 동안 부상이 많아서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올림픽 출전 같은 것은 생각도 못했어요. 전국 체전만 뛸려고 생각했었죠. 작년부터 열심히 했던 게 빛을 발했던 것 같아요.
앞으로 계획은 내년에 우리나라 고양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매진하겠습니다. 앞으로는 올림픽 2연패하겠다는 각오도 갖고 있어요.
-다음번 런던올림픽에서는 세계신기록 달성?
오늘 달성했어야 했는데, 아쉽고요. 오늘 다리가 후들거리고 그랬던 것 같아요. 약속 지키지 못해 죄송해요.
-고생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