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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만 멋진 게 아니었네…경기장 속 '과학'

<8뉴스>

<앵커>

이어서 올림픽의 과학 순서입니다. 오늘(8일)은 경기장에 숨겨진 과학을 살펴보겠습니다. 이번 베이징올림픽 경기장들은 저마다 독창적인 디자인과 친환경적인 기술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조성현 기자입니다.



<기자>

베이징올림픽의 대표 상징물 가운데 하나인 수영경기장 '워터큐브'입니다.

축구장 10배 면적의 큰 건물이지만 기둥 하나 없습니다.

대신 비누거품 모양의 구조물이 건물 전체를 지탱합니다.

비눗방울은 일정한 부피를 곡면 형태의 최소 면적으로 팽팽하게 감싸고 있어 가장 안정적인 구조로 통합니다.

비눗방울이 3개 이상 모이면 경계선이 120도 각도를 이루는데, 이는 벌집과 잠자리 날개 등 생태계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워터큐브는 이런 비누거품 모양을 기본 구조로 만들어 안정성을 극대화한 겁니다.

[최재경/고등과학원 수학부 교수 : 내부의 부피에 대비해서 겉넓이가 최소인 곡면이 비누 거품이에요. 구조적으로 제일 튼튼하고 또 굉장히 아름답습니다.]

워터큐브와 주경기장 냐오차오의 외장재로 쓰인 신소재 ETFE, 에틸렌-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도 과학 기술의 힘을 빌렸습니다.

ETFE는 불소가 첨가된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내구성과 신축성 뿐만 아니라, 투광성도 뛰어나 유리를 대신할 새 건축 소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냐오차오는 ETFE막을 이중으로 쳐서 방음과 방풍, 자외선 차단 효과를 살렸습니다.

또 워터큐브는 ETFE 내부에 공기를 주입해 쿠션형으로 만들고, 이를 여러 겹으로 만들어 단열과 채광 효과를 키웠습니다.

덕분에 워터큐브의 에너지 사용량은 일반 체육관에 비해 30%쯤 줄었습니다.

[이재인/목원대 건축학부 겸임교수 : 그냥 그런 아크릴이 아니라 원자력 발전소에서 쓰는 소재에요. 그래서 내구성, 그 다음에 탄성 이런 것들이 상당히 훌륭한 소재이고.]

주경기장 냐오차오는 지하에 하루 2천 세제곱미터의 빗물을 청소용수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 시설도 갖췄습니다.

빗물활용 시설로는 세계 최대규모입니다.

올림픽은 체육인의 축제에서 한발 더 나아가 과학과 기술의 향연장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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