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재보선 결과에 대한 여야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나라당은 국민의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머리를 깊이 숙였고,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평가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며 대여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었다.
◇한나라당 = 9개 기초단체장 선거 가운데 단 한곳에서만 승리하고 광역.기초의원 선거에서도 대패하자 "각오는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조윤선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에서 보여주신 국민의 뜻을 겸허하고 그리고 진심으로 받들겠다"면서 "선거 결과를 국민의 진심어린 질책이라 여기고 국민의 뜻을 받들 수 있는 당의 모습이 무엇인지 자성과 반성을 거듭하겠다. 앞으로는 국민들께서 흔쾌히 선택해주는 당이 되도록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핵심 당직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정도보다는 결과가 나올 줄 알았다"면서 "국회의원 선거가 없었던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토로했다.
다른 당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애초부터 선거가 발생한 원인이 우리에게 있었기 때문에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고, 여기에 쇠고기 정국까지 겹치며 걷잡을 수 없게 됐다"면서 "차라리 이번 기회를 통해 민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반성할 수 있어 다행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통합민주당 = 당산동 당사 6층 상황실에서 개표 상황을 점검한 손학규 대표와 당직자 20여명은 선거결과의 윤곽이 드러나자 모처럼 얼굴에 화색이 돌았지만 침착함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2005년 이후 재보선 '연전 연패', 대선.총선 참패의 악몽에서 벗어났으나 민주당의 노력에 의한 결과라기보다는 '쇠고기 정국'에 의한 반사이익의 측면이 커서 마냥 기뻐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손 대표 등은 "박수를 쳐달라"는 방송사 카메라 기자들의 요청에도 미소만 짓고 응하지 않았다.
손 대표는 "민주당이 잘해서라기보다 더 잘하라는, 제대로 야당 역할을 하라는, 야당으로서 서민경제 활성화와 민생안정을 위해 제대로 역할을 하라는 채찍이자 격려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 건강과 주권, 서민생활을 외면한 이명박 정부에 대한 따끔한 질책이자 엄중한 경고를 보낸 것"이라며 "쇠고기 재협상 관철과, 한반도 대운하 저지, 의료보험 민영화 저지 등 서민의 생활과 복지를 침해하는 것을 단호히 막는 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선진.민노 =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이번 선거는 이명박 정부가 오만과 독선의 행보를 보인 데 대한 유권자의 심판"이라고 규정하고, 선진당이 충청권 일부에서만 승리한 데 대해서는 "아쉽고 안타까운 결과지만 전국정당을 위한 노력을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는 국민의 목소리로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강형구 부대변인은 경남 창원 광역의원 선거에서 승리를 확정 짓자 "쇠고기 문제를 포함한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대한 국민의 선택"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