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날이 더워지면 사라진다던 AI가 갈수록 위력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AI가 이미 4계절 내내 발생하는 토착질병이 된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방역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유재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살처분이 끝난 직후 서울 송파구 문정 장지동 비닐하우스입니다.
텅 비어 있어야 할 하우스 안에 닭과 오리들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그제(12일) 새벽 살처분 때 놓친 것들입니다.
지난달 초 전북 김제를 시작으로 한 달 보름 만에 서울 등 17개 시·군·구에서 AI 31건이 발생했습니다.
기존 방역 지침대로 발생 지역 주변에서 살처분과 방역에 주력했지만, 감염된 가금류가 중간상인 등에 의해 반출되고, 당국의 관리 사각지대인 재래시장에서 버젓이 거래되면서 확산을 막지 못한 것입니다.
[김재홍/서울대 수의대 교수 : 지금 고리를 끊지 못한다면 여름이 되더라도 이 중개상인과 재래시장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계속 발생할 가능성도 있는 겁니다.]
오리는 닭과 달리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60% 정도는 증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아, 농장에서 출하하기 전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검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확산 우려가 있는 농장이 별로 없는 도심의 경우엔 반경 3Km 이내 살처분 같은 지침은 별 의미가 없고 아예 살아있는 가금류가 유입되지 못하도록 막는 게 중요합니다.
[박상표/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정책국장 : 도심 지역에서 살아있는 가금류를 거래하는 것을 어느 정도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특히 살아있는 가금류를 직접 도살하는 행위를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의 경우만 봐도 AI가 겨울철에만 발생할 것이라는 추정은 잘못됐다는 게 드러났습니다.
방역 전문가를 양성해 상시 방역 활동을 벌이고, 가금류 유통체계를 정비해야 AI 토착화를 막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