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우주정거장(ISS)에 탑승한 한국 첫 우주인 이소연 씨가 우주에서 처음 듣게되는 소리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우주정거장에서 발생하는 '우주 소음'일 가능성이 크다.
무중력 속을 유유히 떠다니는 우주정거장은 적막한 우주공간의 고요함을 연상케하지만 실제로는 우주정거장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우주인을 괴롭히는 스트레스 가운데 하나이다.
13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에 따르면 우주인 이소연 씨는 오는 16일 국제우주정거장 속의 소음원 파악과 개선을 위한 실험 연구를 3차례에 걸쳐 진행한다.
이를 위해 KAIST 기계공학과 이덕주 교수와 대덕연구단지내 벤처기업인 SM엔스트루먼트는 폐쇄공간안에서 소음원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과 측정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개발, 지난 9일 이소연 씨와 함께 우주정거장으로 올려 보냈다.
비좁은 우주선 적재공간 때문에 1㎏ 이하의 초경량으로 만들어진 이 장비는 소리를 영상으로 보여주는 '음향스캔' 기술을 활용해 우주정거장에서 발생하는 소음의 크기와 소음원의 위치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러시아측 실험 모듈에서 이뤄지는 이번 실험은 우주환경 속에서의 소음원에 대한 원인 규명은 물론 소음이 큰 우주장비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장비 개발연구 등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주인 임무개발에 참여했던 LG생명연구원 최덕영 박사는 "우주 공간을 돌고있는 우주정거장은 완전히 밀폐된 원형의 생활공간으로 지상과는 달리 소음원의 측정이 쉽지 않은 데다 우주정거장 속의 소음을 외부로도 방출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사실 우주정거장은 우주인들의 생존에 필요한 갖가지 생명유지장치와 각종 과학실험 장치들로 가득차 있어 우주인들은 24시간 내내 소음에 시달려야 하는 데 각종 장비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60-70데시벨(dB)에 이른다.
이는 기차나 트럭 등의 소음과 맞먹는 수치로 우주정거장 속 우주인들은 특수하게 제작된 귀마개를 착용하지 않고는 잠을 이루기 도 어렵다.
KAIST 이덕주 교수는 "그동안은 우주정거장 내의 특정 위치나 우주인들 경험에 의존해 소음원을 파악했으나 이번 측정장비로 정확한 소음 측정이 가능해졌다"며 "러시아측의 요구로 우주정거장에 이 장비를 남겨두는 방안이 협의될 정도로 측정 성능이 우수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당초 우주실험만을 위해 자체 개발된 장비이지만 장비를 소형화하는 과정에서 생산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어 공장기계 소음 측정 등 지상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상업화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대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