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성품이 좋은 사람을 두고 '호인(好人)'이라고 말한다. 이소연(29)이 대한민국 최초 우주인으로서 가진 여러가지 조건 중에서 '으뜸'이라 꼽힐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성격, 즉 '호인'의 면모다.
이소연은 2006년 우주인선발대회 당시, 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들 앞에서 본인의 슬로건을 ' Crazy, Sexy, Cool' 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스스로 무언가에 미쳐서 열심히 하는 것을 좋아하고, 여자로서 태어났기 때문에 섹시한 면모도 뺄 수 없고, 모든 일을 할 때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면서 "이 모든 것에 있어 '예의'는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이소연은 직접 밝힌 본인의 슬로건보다 한발 더 나아가 '베푸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최기혁 항공우주연구원 우주인 사업단장이 지난해 방송에 출연해 밝힌 바에 따르면 이소연은 한국인이든 러시아인이든 남성 교관들로 부터 관심을 받고 있으며, 주위 어른들이 '맏며느리감'이라고 좋아하신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이소연은 자신의 생일에 십여 명의 동료들을 초대해 콩국수를 직접 요리해 대접할 만큼 후덕한 인심을 지니고 있다. 이소연의 인심은 외국인들에게도 정평이 났다. 그는 바이코누르 우주기지로 이동하기 전인 올해 초, 미국 존슨 우주센터에서 일주일 간 미국 모듈 체험 훈련을 받았다. 당시 그는 센터에서 고생하고 있는 여러 교관들과 진행 요원들을 위해 한국 전통과자인 '전병'을 싸가지고 가서 담당자들은 물론, 수중 훈련 중인 다이버들까지 감동시켰다.
'호인' 이소연의 매력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신감에 있다. 카이스트(KAIST) 기계 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남학생들 사이에서 공짜로 묻어가는 여학생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종종 본인을 소개했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의 자신감은 특별한 이력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그는 과거 디자이너로 활동한 적이 있는데, 우주인이 되기 전 박사 과정을 밟고 있던 실험실의 로고를 직접 제작했다. 뿐만 아니라 한 화장품 회사의 브랜드를 런칭하는데 스타일리스트로 활약한 적이 있다.
그의 열정은 주변에서도 인정했다. 지난 주 방송에 출연한 우주인 최종 후보 탈락자인 장준성 씨는 "36,206명의 우주인 후보가 모두 열정적이었지만 이소연 씨는 그 중에서도 특히 열정적이고 적극적이었다 "고 증언했다.
영국 최초 여성 우주인 헬렌 샤먼을 역할 모델로 삼아 우주를 향한 꿈을 품어 온 이소연은 이렇듯 ' Crazy, Sexy, Cool' 이라는 자신만의 슬로건을 끊임 없이 행동으로 옮겨왔고, 마침내 그 빛을 발하게 됐다.
4월 8일 우주를 향한 대한민국의 꿈을 싣고 우주에 첫 발을 내디딜 '호인' 이소연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SBS 인터넷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