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도 모르던 축구 선수 출신의 한 청년의 도전에 주변 사람들은 고개를 저었지만, 그는 포기 하지 않고 마침내 꿈을 이뤘다. 그의 성공 비결은 바로 "좋아하는 일을 찾고 그 것에 푹 빠지는 것".
SBS<김미화의 U>는 2일 방송분에서 축구 선수 출신으로 사법 시험에 합격해 현재 변호사로 '제2의인생'을 살고 있는 이재중(34)씨의 남다른 인생역전 드라마를 소개했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이재중 씨는 얼핏 총각처럼 느껴질 만큼 애띤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는 벌써 세 살짜리 딸은 둔 아빠라고 한다. 지금 이렇게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변호사로서 일에 열중하기 까지 그에게 남다른 도전기가 있었다.
사실 그는 한 때 잘 나가던 축구선수였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무작정 공부를 시작하기 싫어해 '축구를 해보라'는 담임 선생님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여 축구 선수로 발돋움 하기 시작했다.
학창 시절 '노력파'였던 그는 고등학교 때 전국대회 2관왕을 차지했고, 고 3때는 주장을 맡을 정도로 대단한 실력을 자랑했다. 그는 이러한 실력을 토대로 홍익대 건축학과에 축구 특기생으로 진학해 축구 선수로서의 성공을 꿈꾸기도 했다.
하지만 고등학교 시절 시험 기간을 제외하고 교실에 들어가 본 적조차 없다는 그에게 대학 수업은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이로 인한 자격 지심과 생각지 못한 발목 부상으로 결국 축구를 포기했다.
이재중 씨는 군 제대 후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다시 책을 펴고 4개월 만에 공인 중개사 시험에 합격하면서 새로운 분야에 발을 내딛기 시작했다. 그는 "공인 중개사 시험 과목 중 특히 '민법'이 재미있었다"면서 법과 관련한 시험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복학을 3-4개월을 앞두로 치른 시험이 '법무사' 자격 시험이었다. 공부 기간이 워낙 짧았던 터라 첫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다시 한번 시험에 도전한 그는 수석으로 법무사 시험에 합격했다.
그는 결국 적성과 맞지 않는 학업을 중단하기로 결심, 홍익대학교 건축학과에 자퇴서를 냈다. 그리고 2000년 1월, 방송통신 대학 법학과에 입학하면서 '사법 시험'에 도전 하기로 마음을 먹고 고시촌에 들어갔다.
처음 그의 지인들은 고시 중에서도 '고시'로 뽑히는 사법 고시를 준비한다는 말에 반신반의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대학에 입학하기 전 자신의 영문이름도 채 쓰지 못했던 이재중 씨는 영어는 물론, 한자를 습득해가며 법률책을 공부했다. 이렇듯 쉽지 않은 도전을 하는 그를 위해 헌신한 이는 다름 아닌 지금의 아내이다. 옥편 찾는 법부터, 일일이 한글로 한자 밑에 토를 달아주기까지, 아내는 그의 든든한 버팀목 그 이상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2004년, 그는 사법 고시에 합격하며 '기적의 사나이'로 거듭났다. 1년 사법연수원 과정을 마친 그는 지금 2년차 변호사가 됐다.
지금도 맡겨진 사건과 의뢰인들을 위해 혼신을 다하는 이재중 씨는 여전히 축구공을 발에서 놓치 않고 있다. 서울 지방 변호사 축구팀에서 활동 중인 그는 2006년 터기에서 치러진 세계 변호사 월드컵 대회에 출전한 바 있다.
이렇듯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찾아, 거침 없이 도전해온 '법조계의 박지성' 이재중 씨는 아직도 꿈을 꾸고 있다. 그는 방송에서 "사법 시험에 합격해야 겠다는 목표도 있었지만 나는 법 공부가 좋았고, 공부하는 시간이 행복했다"면서 "앞으로 방송통신대를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해 법대 교수가 되서 계속 공부를 하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의 도전기와 관련 "(무엇이든) 시작이 어렵다. 운동을 그만 두고 공부를 시작하기까지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 못한 기간만 3,4년 이었다"면서 "생각 충분히 했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최선을 다하고, 푹 빠져본다면 후회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SBS 인터넷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