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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있으면 생일인데.." 안타까운 사연들

결혼 4개월차 신랑 군의관·6개월 전 출산한 간호장교 등

20일 오전 1시40분께 경기도 양평군 용문산 인근에서 육군 204항공대대 소속 UH-1H 헬기 1대가 추락, 탑승자 7명 전원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자 중에는 신혼 4개월 째인 군의관과 2살과 6개월 된 어린 딸을 둔 간호장교 등이 포함돼 있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국군철정병원 마취과 군의관 정재훈(33) 대위는 지난해 10월 20일 결혼한 결혼 4개월차 신랑으로 내년 전역을 앞두고 뇌출혈 증세를 보인 병사의 생명을 지키고자 국군수도병원으로 응급이송하기 위해 야간비행에 나섰다 변을 당했다.

지난해 11월 출산휴가에서 복귀한 간호장교 선효선(28) 대위는 국군간호사관학교 43기로 철정병원 중환자실에서 간호장교로 근무하고 있으며 2살과 6개월 된 어린 두 딸을 두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육군사관학교 58기 출신인 선 대위의 남편 유영재 대위는 "새벽 군 당국의 전화를 받고 사고 소식을 들었다"면서 "지금 수도병원에 와 있는데 더 이상 통화하기가 힘들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2남 1녀의 아버지인 부조종사 황갑주(35) 준위는 204항공대대 운항장교로 2007년 9월 남동생 부인이 숨지자 갓난 아이인 조카를 데려와 양육하고 있다.

이번 사고 헬기의 잔해와 시신은 황 준위 휴대전화의 위치추적을 통해 그나마 빨리 발견할 수 있었다고 육군은 전했다.

조종사 신기용(44) 준위는 육군항공의 `표준교관 조종사'로 2005년 치악산에서 추락한 등산객을 구조한 공로로 군사령관 표창을 받은 바 있으며 유족으로는 부인과 딸 둘이 있으며 이 중 막내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 여동생과 함께 전북 익산에 살면서 익산대학 자동차학과 1학년에 재학 중 입대한 승무원 최낙경(22) 상병은 성격이 밝고 매사에 솔선수범하는 생활로 선후임병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웠으며 승무원 이세인(21) 일병은 경남 거제에서 부모와 형, 누나 2명, 여동생과 함께 살다 입대했으며 거제대학교 선박건조과 2학년에 재학 중 입대했다.

오는 10월 8일 전역을 앞두고 있던 김범진(22) 상병은 1남 2녀 중 장남으로 평소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응급실 의무병으로서 군의관 및 간호장교로부터 성실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환자들에게도 매우 친절해 지난해에는 병원 내 친절병사로 선발되기도 했다. 김 상병은 대전 보건대 응급구조학교 3학년에 재학 중 입대했다.

사고 소식을 듣고 국군수도병원으로 달려온 김 상병의 어머니는 "조금있으면 생일인데 이렇게 가버리다니.."라며 오열을 터뜨려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육군은 수습한 시신을 경기도 성남의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해 합동 분향소를 차렸으며 취재진들의 전화 받기를 극도로 꺼리는 유가족들은 하나, 둘씩 수도병원에 마련된 합동 분향소에 도착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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