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첫 외교안보라인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외교가에서는 대체로 이명박 당선인의 '한미동맹' 강화 노선을 이행하는데 적임자들이 포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우선 대외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외교통상부 장관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유명환 주일대사의 경우 한.미 관계를 외교의 축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론을 가진 외교부내 대표적 미국통이다.
유 대사는 김영삼 정부 때 북미국장을 지냈고 김대중 정부에서는 주미 대사관 정무공사를 지냈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차관을 역임했지만 참여정부의 대북 포용정책 기조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성향으로 평가됐다.
통일부 장관 또는 특임장관으로 유력시되는 남주홍 경기대 교수 역시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관통한 '햇볕정책(또는 대북 포용정책)'에 비판적인 인물로 유명하다.
그의 저서 등을 분석해보면 그가 남북전문가라기 보다는 안보전문가라는 사실을 대번에 알 수 있다. 특히 그는 대화를 통한 북한 핵문제 해결에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이상희 전 합참의장은 국방부 정책기획국장과 합참 전략기획본부장-합참 작전본부장 등을 지냈고 미국과의 전시작전통제권 협상을 주도했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에서 1년간 연구원으로 지내면서 미국내 한반도 전문가들과 교류를 넓히는 등 대표적인 군내 미국통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으로 내정된 김병국 고려대 교수 또한 고등학교부터 박사까지 미국에서 마친 대표적인 친미 성향의 인물이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청와대의 외교안보정책실장과 안보정책수석이 외교안보수석으로 통합되고 통일부 의 역할이 축소되는 대신 외교부가 정부의 대외정책과 안보정책 전반을 총괄하는 부서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명환-이상희 등 정통 관료들의 현실주의와 김병국-남주홍 등 학자들의 이상주의가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 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교소식통들은 "새정부 외교안보라인은 대체로 보수와 실용코드로 무장한 미국통들이 주축을 이루면서 남북 관계 전문가가 별로 눈에 띄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특히 새 정부 외교안보라인의 성향을 감안할 때 정책 측면에서 한미동맹 강화의 기조 속에 노무현 정부 시절 한.미 간 미묘한 현안이었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과 미국 주도의 미사일 방어(MD) 체제 참여 문제에서 과거와 다른 정책방침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소식통들은 내다봤다.
또 한국이 외교무대에서 발언권을 행사하는데 근간이 돼왔던 대북 영향력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과 남북관계의 변화 가능성 등도 소식통들은 거론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