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14일 숭례문 전소 사건에 대해 "국민 혼도 함께 무너지는 느낌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너무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 국보 1호로서 나라의 얼과 혼을 지닌 보물이 불타 무너졌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공천 신청 자격기준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했던 박 전 대표는 이날 계류 법안 처리를 위한 환경노동위 전체회의 참석차 열흘 만에 등원했다.
박 전 대표는 "정치인으로서 국민에게 마음의 상처를 안겨 뵐 면목이 없다"면서 "이번에도 봤듯이 문화재는 돈으로 환산이 되지 않고, 일단 훼손되면 복구도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평소 관심을 갖고 안정적 재원으로 문화재를 보호해야 한다. 선진국도 그렇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는 "매년 문화재보호에 대한 예산이 턱없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예산 순위에서도 뒤로 밀린다"면서 "지난 2005년 문화재 보호기금을 설치하고자 문화재보호기금법을 발의했는데 아직도 처리가 안됐다"고 우려를 표했다.
앞서 그는 지난 2005년 낙산사 동종이 산불로 소실되자 문화재의 보존.관리를 위해 5천억원 규모의 문화재보호기금을 설치하자는 관련 법을 제출했었다.
박 전 대표는 "이 법은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가 안되면 17대 국회가 끝나 자동 폐기된다"면서 "나라를 위해서도 통과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기획예산처는 기금이 통폐합돼 새로운 기금을 만들 수 없다면서 반대를 하고 있지만 신문기금은 새로 만들었다"면서 "정권이 어떤 데 중요성과 우선 가치를 두느냐는 판단의 문제인데 (현 정권에서) 무엇이 우선 중요했던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처리에 난항을 겪고 있는 정부조직법 개편안에 대해서는 "여야가 협상하는 게 마무리돼 새정부가 출발을 순조롭게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짤막하게 밝혔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