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문화재의 허술한 야간보안 체계가 다시 드러났습니다. 숭례문에선 노숙자들이 수시로 라면까지 끓여먹었고 보물 1호 흥인지문의 적외선 감지기는 아예 꺼져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9월 보물1호 흥인지문의 야간 무인경비 업무를 맡은 KT 텔레캅은 적외선 동작 감지기 15개 조를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설치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업체측은 적외선 감지기를 모두 꺼버렸습니다.
흥인지문에 드나드는 사람이 많아 수시로 경보가 울리다보니 출동하기 짜증났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그러다 숭례문이 불타 무너지는 걸 보고 나서야 꺼놨던 적외선 감지기를 부랴부랴 살렸습니다.
[ KT텔레캅 직원 : (적외선 감지기) 신호가 많이 발생돼서 해당 구청에서도 너무 많이 (출동을) 오니까. 센서를 정지시켜 놨다가 어제(11일) 또다시 요청해가지고 다시 센서를 살려놨다고.]
숭례문도 밤만 되면 주변 노숙자들이 자유자재로 드나들 정도로 보안이 허술한 상태였습니다.
[노숙자 : 술 한 잔 먹잖아요. 술 취하면 자기도 모르게 올라가는거지. 컵라면 가끔 끓여 먹었어요.]
숭례문 화재가 발생한 지난 10일 새벽 4시반쯤에도 누군가 숭례문을 들어가 KT텔레캅의 무인 방범시스템이 울렸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관할 구청인 중구청은 노숙자가 드나든 일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지난달 말까지 경비를 맡았던 업체도 노숙자들 때문에 골치를 앓았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문화재 보안에 구멍이 뚫린 사이, 방화범은 하룻밤 사이에 국보 1호를 잿더미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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