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가 외환카드를 인수·합병하면서 주가를 조작했다는 1일 판결이 '외환은행 헐값매각'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외환카드 주가조작' 여부가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한 '반칙 의혹'의 일부였다면, 외환은행이 헐값으로 매각됐는지 여부는 반칙 의혹의 본체다.
◇ 론스타, 외환은행 인수도 반칙? = '외환은행 헐값매각' 사건으로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과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 이달용 전 외환은행 부행장 3명이 기소돼 현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용석 부장판사)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검찰은 변 전 국장 등 3명이 론스타측과 결탁해 고의로 은행 자산을 저평가하고 부실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정상가보다 3천443억에서 최대 8천252억 원 낮은 가격에 은행을 매각한 것으로 판단하고 이들을 기소했다.
변 전 국장은 이 과정에서 론스타의 로비 청탁을 받은 하종선 변호사(기소)로부터 4천174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았고 외환은행으로부터 자신이 대표로 있던 보고펀드에 400억 원의 출자를 유치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전 행장은 외환은행 인수 협조 대가로 15억8천여만 원을 수수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과 외환은행 헐값매각 사건은 론스타의 반칙행위에 대한 판단이란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주가조작 사건은 론스타 관계자인 유회원 론스타 코리아 대표와 론스타가 대주주인 외환은행 법인이 기소됐고, 헐값매각 사건은 론스타 관계자가 아닌 금융당국 관계자와 외환은행 집행부가 기소됐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
공소사실만 놓고 보면 사실상 별개 사건이나 다름없는 두 사건이지만, 외환카드 주가조작에 대한 론스타의 반칙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이상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당시에도 '반칙'을 했을 것이란 추정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헐값에 인수하기 위해 금융당국 관계자들에게 금품 로비를 했고, 이강원 전 행장에게는 외환은행 인수에 협조한 대가로 금품을 제공했다는 검찰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헐값매각 재판 어디까지 왔나 = 변 전 국장 등 3명은 2006년 12월 초 일괄 기소돼 1년2개월이 지난 현재 거의 매주 1차례 공판을 열어 지금까지 36차례의 공판이 진행됐다.
하지만 1심 선고가 언제 내려질지는 여전히 예측하기 힘들다.
사건이 워낙 방대할 뿐만 아니라 변 전 국장 등이 검찰의 공소사실을 정면 부인하고 있어 사건의 진실을 가려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양측의 공방도 치열해 변호인측은 검찰이 일부 참고인 진술조서의 열람·등사를 거부하고 있다며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모든 증거를 열람·등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의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36차례의 공판 중 상당 부분이 변 전 국장 등에 대한 검찰 신문과 변호인 반대 신문에 소요됐고, 현재는 검찰이 신청한 30여 명의 증인들에 대해 재판부가 채택한 증인신문이 이뤄지고 있다.
검찰이 신청한 증인들 중에는 검찰에서 조사를 받은 재경부 장·차관 출신 경제관료들도 다수 포함돼 있어 이들이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을 변호인이 그대로 받아들이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법정 출석 여부가 달려있다.
그동안 법정에 출석했던 주요 증인으로는 변 전 국장에게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기소된 하종선 변호사가 사실상 유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선고가 이뤄지기는 힘들어 보인다.
이에 따라 검찰이 신청한 증인들 중 얼마나 많은 인원이 증인으로 채택되고, 이후 변호인이 신청하는 증인들의 수가 얼마나 될지가 재판 기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과 변호인측 모두 신문 내용도 적지 않아 올해 안에 1심 선고가 내려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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