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는 수술중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진료과목으로는 정형외과에서 가장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의료사고를 당한 환자들은 의료인과 의무기록에 대해 불신이 높았으며 피해구제를 위한 법.제도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의료소비자시민연대는 지난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의료안전사고' 의료상담 7천977건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30일 공개했다.
약 8천건에 이르는 대규모 의료사고에 대해 체계적인 분석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의료소비자시민연대에 따르면 2003년 이후 연간 적게는 1천17건에서 많게는 2천401건의 의료사고 전화상담이 접수됐다.
전화상담 내역 조사결과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진료유형은 '수술'로 33%를 차지했으며 '오진'이 13.6%로 나타났다. 이밖에 진료중 발생하는 상황에 대한 처치가 미흡한 '기타 처치미흡'은 23.7%로 집계됐다.
진료과목별로는 정형외과가 18.0%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산부인과 15.6%, 내과 14.4%, 일반외과 9.9% 순으로 많았고 치과와 한방은 각각 7.5%와 2.4%로 조사됐다.
산부인과는 2003년 19.9%에서 점차 낮아지는 추세인 데 비해 정형외과는 2004년을 제외하고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경향을 보였다.
시민연대는 "정형외과에서 의료사고 발생이 빈번한 것은 최근 척추수술과 인공관절 수술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의료사고 발생 후 환자의 상태는 '부작용 및 상태 악화'가 63.8%로 가장 많았고 '사망'이 12.2%로 뒤를 이었다.
환자의 연령은 의료이용이 많은 60세 이상(1천931건)인 경우가 많았으나 산부인과 진료가 많은 30대(1천399건)도 두 번째로 높았다.
특히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성형외과 의료사고는 20대에서(26%) 가장 많이 발생했다.
의료기관 종류별로는 의원(31.9%), 병원(27.8%), 민간종합병원(21.4%) 순이었으며 국공립병원은 6.1%로 파악됐다.
이 조사와는 별도로 의료소비자시민연대가 2007년 5월부터 12월까지 의료안전사고 당사자 또는 그 가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병원측의 협조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총 224명의 응답을 분석한 결과 병원측의 지연과 협조 부족으로 의무기록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환자가 41.1%에 달했다.
특히 의무기록을 확보하더라도 기록을 대체로 신뢰한다는 답은 34%에 그친 반면 병원이나 의료진에 대한 불신 등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했다는 답은 57.2%나 돼 환자들이 사고 후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반영했다.
의료소비자시민연대는 이와 관련해 환자들은 의료사고를 줄이기 위해 우선돼야 할 사항으로 '의료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관련 법.제도 정비'를 꼽았으며 피해구제를 위한 법제화가 가장 절실한 것으로 응답했다고 밝혔다.
강태언 의료소비자시민연대 사무총장은 "매년 의료사고로 1만∼2만7천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 실태조차 불명확하다"며 실태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현재 의료의 밀실성, 폐쇄성으로 인해 환자와 의료인간의 신뢰문제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강 사무총장은 "신뢰 회복을 위해 의료계의 자발적 노력과 함께 신속한 피해구제를 위한 법.제도 마련이 절실한데도 국회에서 해당 법률이 폐기될 우려가 있다"며 조속한 피해구제법 입법을 촉구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