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당선인이 각종 규제의 폐단을 지적하며 생생한 사례로 `전봇대'를 소개한 대불산단은 착공 8년 만인 1997년 전남 영암군 삼호읍 나불리에 들어섰다.
총사업비 4천112억원이 투입된 대불산단은 서남권 개발촉진을 통해 국토의 균형발전을 도모하고 중국 및 동남아 시장 진출의 전진기지를 확보하기 위해 조성된 국가산업단지이다.
단지 규모가 1천137만4천㎡에 달하는 대불산단에는 현재 운송장비와 금속조립 등 분야의 323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그러던 것이 2000년 이후 국내 조선산업이 뜨면서 조선 관련 업체가 몰리기 시작해 현재는 선박 블록 제작업체만 40여 곳이 들어와 있으며, 이들 블록업체 중 33곳에서만 지난해 2천억여 원의 매출을 올렸다.
1998년부터 공단내 시설물 관리 주체가 전남도에서 영암군으로 바뀌었지만 영암군의 공단 관리예산은 연간 10억 원 정도에 불과하다.
그나마 잡초 제거, 가로수 가지치기, 차선 도색, 파손 도로 덧씌우기 등에 주로 예산이 쓰여 입주업체들에 필요한 실질적 지원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단내 주요 도로와 교량 등은 제기능을 못할 정도로 노후화됐지만 예산이 없어 거의 그대로 방치돼 있는 실정이다.
일례로 영암군이 올해 확보한 공단내 교량 보수 예산은 국비까지 33억원인데 이 돈을 갖고는 공단내 교량 17곳 가운데 겨우 2곳만 보수할 수 있다.
영암군 관계자는 "본래 대불산단은 첨단산업을 유치할 목적으로 조성됐는데 조선 관련 업체들이 많이 입주하면서 대형화물 운송 등에 문제가 생겼다"면서 "공단의 기능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에서 전반적인 리모델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