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발생한 경기도 이천의 냉동창고 참사는 10년전 부산 서구 암남동에서 발생한 범창콜드프라자 화재사건과 판박이처럼 닮은 꼴로 10년이 지나고도 여전한 공사 현장의 안전불감증이 다시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경기도 이천의 '코리아 2000' 냉동창고 화재는 지하 1층 기계실에서 우레탄 발포작업중 발생한 유증기가 폭발하면서 이날 오후까지 인부 8명이 숨지고 32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 대형 피해를 냈다.
코리아 2000 냉동창고의 화재 원인에 대해서는 관계 당국의 조사가 더 필요하겠지만 지하층에 가득 찬 유증기가 3차례의 폭발을 일으키면서 순식간에 56명의 인부가 작업중인 지하층으로 불길과 유독가스가 번지면서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0년 전인 1998년 10월 29일 부산의 범창콜드프라자 화재 역시 신축중인 냉동창고 내벽에 우레탄 발포작업을 하던 중 발포기에서 발생한 불티가 건물안에 가득 차 있던 유증기에 옮겨붙으면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나 인부 27명이 숨지고 16명이 부상하는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당시에도 많은 인부들이 동시에 작업하는 공사현장에서 별다른 안전조치 없이 유증기를 일으키는 우레탄 발포작업을 진행했고, 용접작업까지 함께 벌였던 것으로 드러나 안전불감증에 의한 인재라는 지적을 받았다.
냉동창고 신축공사는 건물 특성상 단열을 위한 우레탄 발포작업이 필수적이지만 다량의 유증기 발생이 불가피한 만큼 화재 예방을 위해 더욱 세심한 안전조치를 마련하고 작업 과정이나 인력배치 등에 있어서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10년만에 거의 유사한 화재로 닮은 꼴 대형참사가 되풀이된 것은 공사현장에 만연된 안전불감증이 어느 정도인지 여실히 보여주는 반증"이라며 "대형참사가 일어나면 그때 뿐인 일회성 대책보다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