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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화재 부상자 "무조건 밖으로 내달렸다"

창고 밖 대피 뒤 큰 폭발음…"동료 구할 수 없는 상태"

7일 오전 경기 이천시 호법면 냉동창고 '코리아 2000'에서 발생한 대형화재로 수십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부상자들은 화마의 고통으로 몸서리를 쳤다.

화재현장에서 구조돼 오후 1시께 서울 강남구 베스티남병원으로 이송된 안순식(51.서울 도봉구)씨는 "보온재 마무리작업을 하던 중 한 아줌마가 불이 났다고 소리를 질러 뒤를 돌아보려는 순간 뒤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빨려들어가는 것 같았다"며 "무조건 앞으로 내달렸고 창고를 50m정도 빠져나왔을 때 크게 펑소리가 들렸다"고 아찔했던 순간을 되뇌었다.

안 씨는 "화재가 창고 안쪽에서 났는 데 정확한 곳(발화지점)은 모르겠다"며 "주변에 함께 일하고 있던 인부 7명과 관리자 2명이 있었는데 다른 인부들은 이미 구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처절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함께 응급실에 실려온 임춘원(44.여)씨는 온몸에 붕대를 감싼 채 거칠게 숨을 몰아 쉬면서 "(이 번호로) 전화를 해달라"며 지인의 휴대전화 번호를 반복하다 응급치료를 받은 뒤 곧장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이들과 함께 응급실에 실려온 박종영(35), 심영찬(49)씨는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온몸에 각각 15~35% 가량의 화상을 입었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구로구 고척동에 있는 구로성심병원에도 화재현장에서 구조된 인부 3명이 긴급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는 천오환(34)씨를 비롯한 이경희(49), 채중한(47)씨로 천 씨가 2~3도 가량의 화상을 입어 중한 상태지만 이 씨 등 나머지 2명은 침상에 앉은 채 병원 치료를 받으며 안정을 취하고 있다.

천 씨 아버지 천종길(61)씨는 "3개월 전에 결혼한 아들이 출퇴근하기 좋은 곳으로 회사를 옮긴 지 한달만에 사고를 당했다"며 "아들이 다쳤다는 소식을 아직 며느리에게 알리지도 못했다"고 울먹거렸다.

이 씨 동료 김광식(55)씨는 "부산에서 올라 온 이 씨는 오늘 마무리 작업을 하고 부산으로 내려 갈 참이었다"며 동료의 고통에 말을 잇지 못했다.

두 병원 응급실과 중환자실에서는 사고소식을 접한 가족들이 속속 도착해 온몸에 붕대를 감은 채 침상에 누워있는 부상자를 접하고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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