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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행복] "사랑만 남긴채"…얼굴없는 천사

지난 27일, 전주시 노송동사무소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화단에 가보라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는데요.

화단에 놓인 상자엔 현금 2천만 원과 동전이 꽉 찬 돼지저금통이 있었습니다.

어두운 밤 양말에 선물을 넣고 가는 산타처럼 조용히 기부금을 놓고 갔는데요.

이러한 익명 기부는 올해로 8년 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성금액만 해도 모두 5천 400여만 원입니다.

처음엔 동사무소 직원들이 누군지 알아보려고 애썼지만, 기부자의 순수한 마음을 존중해 찾는 일을 포기했습니다.

[김연구/노송동 주민센터 행정민원담당 : 2000년부터 현재까지 8년 동안 9회에 걸쳐서 천사님이 찾아주셨고요.]

[박명희/노송동장 : 올해는 경제가 어렵고 하기 때문에 내심 전화는 기다렸지만 안 오시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김없이 오늘 성금을 전달해주셨어요.]

팍팍한 세상살이 속에서도 이 같은 익명의 기부가 이어져 사랑의 온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매년 12월이면 아버지와 아들이 사랑의 열매를 찾아와 거액을 기부하는가 하면, 지체장애 5급인 익명의 기부자는 "의미 있는 곳에 잘 써 달라"며 1천 5백만 원을 기탁했습니다.

[김효진/사회복지공동모금회 홍보팀 차장 : 올해도 15명이 익명기부를 했고 금액만도 1억 5천만 원이 됩니다. 이분들은 항상 찾아오신 날짜가 같은 방식으로 기부하시는 성향이 있고요. 이런 분들이 많아질수록 우리 사회가 행복해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소득공제 혜택과 홍보효과를 누리려는 실명 기부자가 증가하는 요즘, 익명 기부는 큰 금액이라 빛나는 건 아닌데요.

작은 정성 또한 사랑의 열매를 통해 기부할 수 있습니다.

조건 없이 내민 '따뜻한 손'이 있어 행복한 연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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