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정경유착 시대 끝' 선언

사돈과 나란히 인사말…총수들과 친밀감 표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28일 재계 총수들과의 간담회가 열린 여의도 전경련회관에 들어서면서 '친정'을 찾은 듯 다소 들뜬 표정이었다.

기업 CEO(최고경영자) 출신의 첫 대통령 당선자로서 과거 경제계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던 '옛 동료'들을 만난 그는 총수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친근감을 표시했고 오찬을 겸한 비공개 간담회에서도 시종 밝은 모습이었다고 한다.

이 당선자는 행사장에 입장하면서도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현대·기아차그룹 정몽구 회장,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등에게 가벼운 인사말을 건넨 뒤 일렬로 도열해 있는 총수들에게 "이렇게 줄서 있는 모습 보기 싫으니 이리로 다들 오세요"라고 말해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특히 이날 상석에는 이 당선자와 함께 사돈 조석래 전경련 회장이 나란히 앉아 차례로 인사말을 주고받아 눈길을 끌었다.

이 당선자는 '앉아서 하시라'는 전경련측 진행자의 말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자리에서 일어나 약 5분간 흐뭇한 표정으로 인사말을 했다.

오전 11시부터 무려 2시간 동안 계속된 간담회에서 이 당선자와 총수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한결같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약속하고 당부하는 것으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이 당선자는 "어떻게 하면 기업이 투자를 할 지 (방법을) 제시해 달라. 저에게 직접 전화연락을 해 달라"고 말한 뒤 "투자를 해서 일자리를 만드는 분들이 존경받는 세상을 만들겠다"면서 경제인들을 한껏 치켜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자는 그러면서 불쑥 "이제 정경유착이라는 단어는 없어졌다"면서 "이제 (정치권과 기업이) 협력하는 시대를 맞았다"고 말했다고 주호영 당선자 대변인이 전했다.

그가 이처럼 정경유착의 '종언'을 고한 것은 이번 대선에서 과거 정치권의 고질병으로 여겨지던 대기업의 정치자금 상납 관행을 탈피, 한나라당의 '차떼기' 오명을 지웠다는 자신감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그는 선거전 불법 선거자금을 조달할 경우 엄단하겠다며 '클린선거 지침'을 내렸으며 이로 인해 자금이 부족하자 금융기관으로부터 280억 원을 차입한 데 이어 자신 소유의 건물을 담보로 제공, 대출을 받아 특별당비로 납부하기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도 "지난 12월 19일 이후 기업인이 권력에 대해 부담이 없는 세상이 됐다"고 자평하면서 "서로 부담없이 선거를 치렀기에 당당하게 나라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경유착'은 이 당선자가 정계에 입문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는 점에서 이날 발언은 더욱 관심을 끌었다.

그는 노태우 정권 말기였던 1991년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천600억 원에 달하는 추징금을 맞은 데 반발해 아예 당을 만들어 직접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것을 만류하다가 실패하자 '왕회장'과 길을 달리해 집권 여당으로 향했다.

한 핵심 측근은 "당시만 하더라도 기업 정치자금 모집은 공공연한 비밀이었고 '기업인 이명박'은 정경유착의 멍에를 짊어지는 대신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았다"면서 "그러나 그로부터 15년 뒤 '정치인 이명박'은 스스로의 손으로 재계의 멍에를 완전히 벗겨놓겠다고 약속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아울러 이날 간담회에서 철저한 시장경제주의자의 면모를 다시 한번 보여주며 재계 총수들과의 동질감을 확인했다.

그는 은행, 보험회사 등이 여전히 '금융회사'보다는 '금융기관'으로 많이 불리고 있는 데 대해 언급, "금융에 기관이라는 말이 붙어서는 안된다. 수익을 내는 금융산업으로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학 도서관에 가보니 학생들이 대부분 공무원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젊은이들이 진취적인 기상을 갖고 일을 해야 하는 데 정년을 보장받는 직장을 선호해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오늘의 숏뉴스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