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당선 직후 파란 목도리를 풀고 빨간 넥타이를 다시 맸다.
유세 때 동대문 시장에 들렀다가 마침 지지자로부터 선물받은 목도리는 당의 공식 컬러인 파란색이어서 선거 내내 두르고 다녔고, 이게 이 당선자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었다.
이 당선자는 또 후보 시절 방송 토론회나 강연이 있을 때는 회색 맞춤 슈트를 즐겨 입었지만 넥타이만은 주로 파란색으로 포인트를 줬다.
이는 파란색이 이 당선자의 날카로운 이미지를 보완하면서도 보수적이고 안정적으로 보이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선 직후에는 다시 빨간 넥타이를 맸다. 치열했던 경선 과정에서 BBK로 곤욕을 치를 때도 붉은 계통의 넥타이로 힘을 실었었다.
빨간 넥타이를 다시 찾은 것은 당선 후 좀 더 강력하고 역동적인 경제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주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패션도 아무렇게나 선택하는 게 아니라 전략에 따라 변화 중인 것.
또 당선자 신분이 되면서 몸가짐이나 발언에는 자신감과 여유가 묻어났다.
당선 후 20일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는 '인수위 구성 및 운영방안'을 묻는 질문에 한동안 웃음을 지은 뒤 "많이 급한 것 같다"며 답변을 가다듬을 시간을 가졌다.
선동적이고 내질러야 하는 유세연설보다는 참석자와 교감하고 반응에 따라 애드리브를 하며 유연한 연설을 하는 게 전공인 이 당선자의 스타일이 선거 후 되살아 난 것이라고 한 측근은 전했다.
오후에는 본인의 기자회견 방송을 사무실에서 시청하며 주변 비서들에게 "어떻게 나왔느냐"고 의견을 묻기도 했다고 한다. 경선이나 대선 선거운동 과정에서는 시간도 촉박할 뿐만 아니라 마음의 여유도 없어 TV나 신문을 볼 기회가 거의 없었다고 한다.
다만 후보 시절 가끔 예고 없이 불쑥 행사장을 찾아 참석자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기도 했지만 이제는 경호와 의전상 불가능해지자 이 당선자가 아쉬워 한다는 후문이다.
이 당선자 측의 한 관계자는 "이 당선자가 촌각을 다투며 하루하루 피를 말렸던 선거가 끝나자 어느 정도 몸과 마음의 여유를 찾은 것 같다"면서 "이제는 경제대통령으로 보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