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늘 길이 막히더라고 했는데, 공씨는 또 그 길을 택한 모양이었다.
공지영의 새 소설은 자신의 실제 가족사를 허구와 '적정 비율로' 섞어 버무려 놓은 것이다.
-이 비율은 코카콜라에 콜라 원료들이 몇대 몇으로 들어있는지 알 수 없듯이 우리는 모른다-
그러니까 자신이 낳았지만 姓은 모두 다른 자식들을 기르며 살아가는 한 싱글맘의 이야기,
다시한번 그러니까 세 번의 결혼과 세 번의 이혼 끝에 지금은 홀로 세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는 한 여성 소설가의 이야기, 즉 자신의 이야기인 것이다.
공씨는 이게 벌써 자신의 8번째 장편 소설이라면서, 그래서 이쯤되면 담담할만 한데 (기자 간담회날) 아침에 일어났더니 설레였다고 했다.
허겁지겁 자리에 앉은 공씨는 맥주를 한 모금 들이키면서 12시간도 안돼 또 술을 마시게 된다며 기자들에게 무안 세수-공씨가 소설에서 쓴 표현인데 사전엔 안나온다- 하듯 이렇게 말했다.
"한 잔하시고 담배 피우시고 기사 잘 써주세요"
소설 외적인 부담, 쉽게 말해 사생활의 노출과 호사가들의 입방아 부담에도 불구하고 가족 소설을 쓴 이유에 대해 공씨는 사회와 여성에 대해 관심있는 자기로선 姓이 다른 세 아이를 데리고 나름대로 명랑하게 사는 여자가 있으면 취재해서 쓰겠는데 그게 바로 자신이더라고 했다.
또 자신 스스로 가졌던 주눅을 극복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다고 했다.
그 주눅이란 삼세번 이혼에 대한 따가운 시선(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등등을 말하는 걸텐데, 소설에서 보나 기자간담회에서 말하는걸로 보나 공씨는 주눅이 든 것 같진 않았다.
아니면 이 소설을 쓰면서 극복했거나.
공씨는 특히 밝고 유머가 있는 톤으로 쓰려고, 또 한풀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딸의 시선으로 썼다고 했다. (이 소설의 話者는 그의 첫째 딸이다)
이 소설에 유머러스한 구석이 없는 건 아니나 그게 소설 전체 톤과 썩 잘 어울리는 것 같진 않지만. 내 생각엔.
어쨌든 공지영 작가 가족들의 반응은 괜찮았다고 했다.
공 작가는 가족 구성원들은 관심이 없었고, 가족 밖으로 나간 사람만 관심을 보였다고 뼈있는 너스레를 떨긴 했지만, 있는 사실에 근거한만큼 자신의 자녀들이 객관적으로 (엄마에게) 어떻게 보이나 보게 된 것 같아 좋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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