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물인 김경준 씨의 누나 에리카 김 씨가 상당한 분량의 사건 관련자료를 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서류박스를 동생측에 보내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오전 김경준 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박수종 변호사의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는 에리카 김씨를 발신인으로 적은 박스 1개가 도착했다.
이 박스에는 발송지가 에리카 김 씨의 소재지인 LA로 적혀 있으며 내용물은 '서류'로, 무게는 10.4㎏이라고 표시돼 있다.
에리카 김 씨가 동생의 회사인 BBK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에서 해당 서류들은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김 씨의 주가조작 및 횡령 등 사건과 관련된 자료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 자료에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의 사건 연루 의혹을 뒷받침하는 이른바 '이면계약서' 등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경준 씨는 한국 송환 전 언론과 접촉해 "이 후보와 함께 세운 LKe뱅크가 BBK의 지주회사로 이 후보가 BBK의 100% 실 소유주라는 점을 증명할 수 있다"며 '이면계약서'의 존재를 주장한 바 있다.
또한 BBK 투자자들이 이 후보의 권유로 투자했다는 근거자료나 하나은행 투자 유치를 위한 프레젠테이션 자료, 자금거래 내역 등도 서류박스에 들어있을 가능성이 있다.
만약 김 씨가 누나를 통해 받은 자료들이 신빙성을 갖춘 것이라면 이미 김 씨 본인의 혐의사실에 대한 입증을 마친 검찰이 향후 이 후보의 사건 연루 여부를 밝히는 데 중요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
반면 한나라당측은 김 씨가 검찰에 제출하겠다는 자료들은 위조됐거나 미국 법원에서 이미 증명력이 없음이 밝혀진 것들이어서 중요한 의미가 없는 것들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김 씨측에서 이 서류를 제출하는대로 문서감정의 절차를 거쳐 자료의 진위를 따져보는 작업에 우선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후보 등록일이 이번 주말로 다가옴에 따라 검찰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서류박스 내용물의 신빙성도 조속히 판명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