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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오지로 들어간 맨발의 의사들

SBS스페셜 방송 : 8월 26일(일) 밤 11:05∼12:05, 연출 : 이광훈·구성 : 장윤정

카리브 해의 가난한 나라 쿠바에서 벌어지는 기적들

지난 7월 초 베네수엘라 대통령궁에는 각지에서 올라온 장애인들이 모여 있었다.

사고를 당하거나 총에 맞아서 장애인이 된 사람들, 돈이 없어서 치료도 못 받고 평생 장애인으로 살아왔던 그들에게 쿠바에서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4년 전 경찰이 쏜 총에 척추를 다쳐 전신마비가 되었던 가르시아도 쿠바에서 재활 치료 후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차베스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빈민층을 위한 의료지원의 하나로 쿠바와 함께 실시하는 이 인도적 사업으로 15,725 명의 장애인들이 희망을 찾게 된 것이다.

더욱 극적인 것은 '기적의 작전'이라 불리는 시력회복수술.

백내장 등으로 앞을 못 본 채 살아온 중남미의 빈민들을 쿠바로 데려와 무료로 수술해 주는 것이다.

20분 정도 걸리는 간단한 수술로 눈을 뜰 수 있음에도 600 달러 정도 하는 수술비가 없어서 시각장애인으로 살아온 이들에게 빛을 되찾아주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기적의 작전'을 통해 눈을 뜬 사람만도 4년간 30여 만 명. 

현재까지 그 어떤 정부, 그 어떤 민간단체나 국제기구도 이 정도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통해 수많은 빈민들에게 해결책을 마련해 준 적이 없었다.

세계의 오지로 들어간 맨발의 의사들

그런데 쿠바의 인도적 지원은 우리의 상상을 넘어선다.

쿠바의사들은 가난하고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세계의 오지에 자발적으로 인도적 지원에 나서고 있는데, 63년 이후 지금까지 101개국에 10만명의 의사들이 지원활동에 참여했다.

특히 이 지원은 무상으로, 지원받는 국가의 경제적 부담이 전혀 없고 그 나라 의사들조차 들어가기 거부하는 오지에서 쿠바의사들이 의료지원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의료기반이 갖춰지지 못한 아프리카, 중남미 나라에겐 매우 효율적이다.

취재진이 찾은 동티모르에도 전국에 걸쳐 250명의 쿠바의사들이 활동하고 있었다.

구호단체들이 떠난 난민촌에도, 의사들이 찾지 않던 산간 지역 작은 마을에도 쿠바의사들이 있었다.

그렇다면 쿠바는 왜 이러한 지원 활동을 하고, 그 대가는 무엇일까? 쿠바의사들이 하는 대답은 한결 같았다.

아픈 사람이 있고 우리를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간다는 것. 그리고 아픈 사람이 다 나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 그들이 돌려주는 사랑이 쿠바가 얻는 것이라고 한다.

미래....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는 라틴 아메리카 의과대학이 있다.

이곳에는 중남미, 아프리카, 심지어는 미국에서 온 빈곤층 학생들이 무료로 교육받고 있다.

책, 교복, 식사 심지어는 용돈까지 모든 게 무상으로 제공되는 이 학교의 입학 조건은 단지 가난한 집안 출신이라는 것뿐이다.

그리고 이렇게 공부한 학생들은 졸업 후 그들이 살던 가난한 마을로 돌아간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일 뿐. 10년, 20년이 지난 후 이 대학을 졸업하고 돌아간 의사들이 세계 곳곳에서 의료 활동을 펼칠 미래를 상상해보자. 치료받을 돈이 없다고 해서, 병원이 너무 먼 곳에 있다고 해서 병들고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은 분명 줄어들 것이다.

이윤추구가 최고의 가치로 인정받는 사회에서 이런 일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분명히 지구 저편 작고 가난한 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다. 

SBS스페셜에서는 쿠바, 베네수엘라, 동티모르, 미국 등 4개국을 현지 취재, 쿠바의사들의 인도적인 지원 활동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 알아보고 그들이 몸으로 보여주는 '의사'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해 보고자 한다.

[sbsi 오픈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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