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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월화수목금금금' 프로그래머의 현실

<8뉴스>

<앵커>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IT 산업의 근간으로 불리면서 우리 청소년들이 가장 선망하는 직업의 하나이기도 하죠?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치가 않습니다.

집중취재, 이대욱 기자입니다.

<기자>

월화수목금금금, 그리고 끝없는 야근.

하지만 대부분 시간외수당조차 받지 못합니다. 

프로그래머 경력 8년차인 박 모씨는 이런 현실을 견디다 못해 한 달 전 사표를 던졌습니다.

[박 모씨/'IT맨의 사직서' 작성자 : 소나 돼지도 일을 시키면 밤에는 쉬거든요. 처음 계획단계부터 쉬는 날을 잡지 않아요.]

대기업 하청업체인 회사는 초인적인 근무일정을 강요했습니다.

[새벽 4시에 퇴근해서 여관에 갔다가 서너 시간 자고 9시까지 출근해야 되고 (회사에서는) 여관비 대 줬으니깐 충분히 자지 않았냐고...]

결국 건강을 상하고 나서야 그만둘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폐질환이 생겼는데, 쟤는 왜 매일 아프다고 일찍 퇴근하냐...한국에서 IT 개발자는 드라이버나 펜치 이상은 아닌 것 같아요.]

박 씨의 글이 인터넷에서 큰 호응을 얻자 또다른 프로그래머가 업계의 부당한 관행을 풍자하는 동영상까지 제작했습니다.

한국 노동연구원의 조사결과 프로그래머의 절반 가량은 매주 60시간 이상, 7.6%는 80시간 이상을 일하고 있습니다. 

조사 대상자 전부 근골격계 질환이 있었고 대부분 위장장애와 스트레스 질환을 같이 겪고 있었습니다.

[권 모씨/프로그래머 7년 경력 :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 증세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죠. 일을 하다가 죽어버릴 수도 있겠다는 말 이 소설이나 드라마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고요.]

IT강국이란 이름에 걸맞지 않게 열악한 근무여건에 대한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조형일/전국 IT산업 노동조합연맹 : 업종에 대한 정확한 조사도 안 돼 있고 법의 사각지대에서 이런 문제가 몇 년 동안 그대로 심하게 방치돼 있는 것이죠.]

 IT 산업의 외형적 성장 뒤편에서 곪아가던  심각한 노동현실의 문제점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시점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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