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앞에 위치한 미국식 델리가게입니다.
샐러드에서부터 샌드위치, 케이크는 물론 팥빙수까지 포장 판매하고 있습니다.
두 달 전, 문을 연 이 점포는 시장에 첫 선을 보인 1호점, 즉 안테나숍입니다.
젊은 여성들이 좋아하는 메뉴와 인테리어 덕분에 점심시간이 아닌데도 손님들로 북적입니다.
[김지숙 / 대학생 : 대학생들이 좋아할만한 디자인이고, 음식 스타일도 그렇고 해서 많이 이용하는 것 같아요.]
유동인구가 많은 타 지역을 제치고, 이곳에 안테나숍을 낸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여대생들의 반응 정도에 따라 성공 가능성을 점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상원 / 외식업체 운영팀장 : 트렌드를 이끄는 여대생의 입맛을 사로잡으면 어디서든지 성공할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여대 앞에 있는 또 다른 외식업체의 매장입니다.
얼마 후 신제품 출시를 앞둔 이곳은 여자 손님들에게 무료로 시제품을 나눠주며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맛이나 제품 상태를 꼼꼼히 살피며 설문에 응하는 손님들 역시 매우 진지합니다.
[정유경 / 서울시 성내동 : 신 메뉴를 자주 출시한다거나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면 더 가고 싶죠, 아무래도.]
5년 전 처음 여대 앞에 안테나숍을 낸 이 업체는 신제품이 출시될 때면 으레 이 곳에서 테스트를 거치는 것이 통과의례입니다.
[위기정 / 외식업체 마케팅팀 과장 : 새로운 트렌드에 민감하고 이를 또 빨리 수용하는 패셔너블한 20대 여성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특수한 시장이기 때문에,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새로운 브랜드를 도입하는 경우에 테스트 마켓 개념으로…]
이렇듯 강북 최대의 상권인 명동이나 강남에 비해 유동인구와 매출액 면에서는 현저히 떨어지지만 여대 앞 상권이 선호되는 이유는 바로 입소문 마케팅 때문입니다.
[이문규 /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 젊은 여성일수록 입소문이 빠르기 때문에 새로운 상품을 시장에 확산시키는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젊은 여성들은 새로운 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적고 유행을 선도해나가는 소비 집단이기 때문에 외식업체를 비롯해 의류나 화장품업체 모두 여대 앞에 안테나숍을 내는 것이 관례로 통합니다.
하지만 유행이 빨리 변하는 상권의 특성 때문에 점포의 존폐 여부 역시 빠른 시일 내에 판가름 나는 것이 특징.
젊은 여성들의 감각과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점포는 높은 임대료와 보증금을 견디지 못하고 철수한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김영태 / 부동산컨설팅 소장 : 한 두 달 안에 어떤 상가의 존폐 부분이 거의 판가름되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그만큼 민감하다고 볼 수 있겠죠.]
대한민국에서 가장 까다롭다는 여대 앞 상권.
TV 광고가 부럽지 않은 여대생들의 입소문을 사로잡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