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에게 맞더라도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주겠습니다."
선수 복귀를 결정한 태권도 스타 문대성(31) 동아대 교수가 침체한 한국 태권도에 새 바람을 불어 넣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2004 아테네 올림픽 남자 +80㎏급에서 금메달을 딴 뒤 현역에서 물러나 모교 동아대에서 감독 겸 교수로 지도자의 길을 걸어온 문대성은 20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선수 복귀 결정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문대성은 먼저 "올림픽의 영광에 만족해 너무 일찍 은퇴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끔 했다. 지난달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후배들이 외국 선수들에게 아쉽게 패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특히 최중량급에서 패배로 종주국의 기술적 권위가 흔들려 더욱 안타까웠다"고 선수 복귀 배경을 전했다.
문대성은 이어 "최근 대한태권도협회가 +80㎏급을 올림픽 출전 체급으로 결정한 것을 알고 많은 생각을 했다. 다시 도전하면 후배들에게 누가 되지는 않을까, 그리고 과연 치열한 국내 선발전을 통과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을까 고민 을 많이 했다"면서 "하지만 한번 더 열정을 쏟아 도전하는 것이 나 자신은 물론 한국 태권도에도 가치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후배들이 더욱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5월 말 이미 부산시태권도협회 소속으로 선수 등록을 마친 문대성은 "3년의 공백이 있었다. 하지만 선수들과 같이 훈련해 와 예전의 몸 상태를 찾는데 큰 어려움 없을 것이다. 앞으로 두 달 정도는 미세한 근육을 키우는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9월 실업연맹전을 통해 복귀전을 치른 뒤 11월 열릴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 나 설 계획인 문대성은 "경기 감각을 끌어 올려 대표 선발전 때는 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 위원에 대한 꿈도 갖고 있는 문대성은 "베이징올림 픽 금메달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국가대표 선수와 비슷한 몸 상태를 유지하면 올림픽에 못 나가도 선수 생활을 계속 할 것이다.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나는 태권도를 통해 얻을 것은 다 얻었다. 경기에서 지고 이기는 것 을 떠나 즐기는 태권도를 하겠다. 요즘 대표 선발전을 보면 승패 때문에 발차기도 먼저 하지 못한다. 맞더라도 태권도에서 할 수 있는 동작들은 모두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