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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스테로이드' 남용, 당국 관리는 허술

스테로이드 약물 부작용 불구 보건당국 심각성 깨닫지 못해

<8뉴스>

<앵커>

이른바 '몸짱'열풍을 타고, 시중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스테로이드 약물의 치명적인 부작용 문제 지난 주말에 집중 보도해 드렸습니다. 우리의 허술한 관리체계가 문제를 더 키우고 있지만, 보건당국은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깨닫치 못하는 것 같습니다.

김형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병원에서 몸매 가꾸는데 좋은 약의 처방을 부탁해 봤습니다.

[제가 사실 운동을 하는데...근육을 만드는데...]

옥시메토론이라는 스테로이드 약을 처방해 줍니다.

[의사 : 근육의 강화를 약에 의해서 향상 시켜주는 거에요. 하루에 5~15mg니까 한 알 가지고 3일 이상 먹는거죠.]

약국에서는 부작용에 대한 아무런 경고 없이 약을 내줍니다.

[약사 : 24시간마다 드시면 돼요.]

옥시메토론은 양성 악성빈혈 같은 환자의 단백질 형성을 도와주는 약이지만, 다른 스테로이드 약과 마찬가지로 심장마비나 간질환 같은 부작용에, 중독성도 강합니다.

따라서 의사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지만 근육강화 목적으로 처방해주는 사례가 많고, 심지어 처방전 없이 약을 내주는 약국도 있습니다.

[약사 : (운동할 때만 먹으면 되는 거죠?) 여기서 구했다고 하면 안돼.]

이처럼 전혀 다른 용도로 처방해도 규제가 없고 처방전 없이 판매해도 처벌 규정이 약합니다.

스테로이드만 따로 관리하며 용도 외 처방을 엄격히 금지하고 불법 판매하면 무겁게 처벌하는 미국과는 크게 다릅니다.

식약청은 병의원과 약국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주장뿐입니다.

[식약청 관계자 : 약의 잘못된 사용마다 법령을 만든다고 한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행동을 모두 법으로 규제한다는 결론이 나오죠.]

이런 허술한 틈을 타고 운동선수들 사이에서는 도핑에 잘 걸리지 않는 변종 스테로이드까지 유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 가운데 한 선수는 지난 2월 영국 도핑센터의 검사에서 기존 스테로이드에 산소를 덧붙인 식스옥소안드로스텐다이온이라는 신종 스테로이드가 검출돼 메달 박탈 위기에 몰렸습니다.

[강민정/KIST 도핑센터 선임연구원 : 이번에 검출된 스테로이드는 변형된 스테로이드로 검출이 어렵고요. 미국에서 작년에 처음 발견된 이후로 두 번째 케이스입니다.]

허술한 감독체계 속에 부작용 투성이 스테로이드가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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