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는 37℃의 따뜻한 양수 속에서 280일을 지낸 후 좁은 산도를 겨우 비집고 나옵니다.
세상에 나온 후 아기가 처음 느끼는 아픔은 엄마와 연결해 주던 탯줄을 잘라 생기는 순간적인 호흡 곤란입니다.
그러나 아기에게 이보다 더 큰 고통은 바로 추위입니다.
이제까지는 대부분 출생 직후 아기를 바로 목욕시키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 왔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아기의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습니다.
[김선영/대전선병원 신생아실 수간호사 : 신생아는 체표면적이 넓고 피하 지방이 적어 열 소실률이 성인보다 4배 정도 많다.]
실제로 한 병원의 조사 결과, 출생 직후 평균 체온이 37.2℃이던 아기들은 목욕 후 30분이 지나자 체온이 36.5℃로 떨어졌고, 출생 9시간이 지나서야 37℃로 정상화됐습니다.
반면 목욕을 시키지 않은 아기들은 30분 후 체온이 36.9℃로 목욕을 했던 아기들보다 0.4℃정도 높았고, 출생 1시간 뒤 대부분 정상체온을 회복한 것으로 측정됐습니다.
[김선영/대전선병원 신생아실 수간호사 : 출생 직후 양수에 젖어 있어 체온이 떨어지기 쉬운데 목욕시키면 열 소실을 증가시킬 수 있다.]
출생 후 양수에 젖은 채로 외부 환경에 노출된 아기들은 체열이 손실 돼 '저체온증'이 나타납니다.
이 경우 대사량이 증가하면서 산소 소비가 늘어나 '저산소증'을 일으켜 뇌를 비롯한 중추신경계와 심혈관계 이상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아기들은 출생 직후에 체온이 정상으로 회복되도록 보온을 한 후 8시간 정도 뒤에 목욕을 시키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