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쇼] "신적인 존재 같았다" 고래 찍으러 산소통 없이 바다로
[동영상]
...촬영하고. 전부 다 그냥 맨몸으로, 한국인의 도전정신으로 맨몸으로 촬영해서 촬영하다 보면... ▷김태현 : 그러면 진짜 산소통 다 안 메고 촬영하신 거예요? ▶이큰별 : 한 번도 멘 적이 없어요. 외국 다큐팀들도 현장에서 되게 많이 마주하거든요. 그러면 전부 다 저희 보면서 엄지 척. 대단하다, 너희. 그런 경험이 있었죠. ▷김태현 : 지금 유튜브 화면으로 잠깐 나가는 장면은 고래가 서서 잠을 자는 장면이에요. 저도 처음 알았어요. 고래 얘네들이 이렇게 서서 잠을 자는 건지. 멀리서 보면 그냥 공상과학영화에 나오는 바닷속에 기둥 하나가 떠오르는 그런 장면 같은데 아주 굉장히 신기한 장면들이 있더라고요. PD 님들이 최애 고래 하나씩 뽑아주실래요? 많은 고래 보셨잖아요. ▶이은솔 : 저는 사실 제가 혹등고래 담당이어서 저희 출연자가 혹등고래라 혹등고래가 최애가 돼버렸고요. 정말 실제로 보면 더 그 크기도 크기인데 다정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실제로. 그래서 이 친구가 우리를 해칠 생각이 없구나, 그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촬영하면서 되게 많았는데 그러다 보니까 혹등고래가 굉장히 되게 마음에 남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혹등고래가 최애 고래였던 것 같습니다. ▷김태현 : 큰별 PD님은요? ▶이큰별 : 저는 벨루가라고요. 그런데 사실 우리 시청자분들이 많이 익숙하실 거예요. 아쿠아리움에 있는 벨루가들도 있어서, 한국에. 그래서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벨루가의 생태는 지금 국내 방송에서 소개된 적이 없어요. 이유는 딱 한 가지입니다. 촬영하러 가려면 경비행기를 통째로 빌려야 되는데 정말 비싸거든요. 너무 비싸서 경비행기를 빌렸죠. 저희 또 창사특집이지 않겠습니까? ▷김태현 : 제작비 많이 쓰셨겠네요. ▶이큰별 : 타고 갔는데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된 거죠. 3년 전부터 수중촬영이 안 돼, 그 지역은. 자연보호를 위해서. 물속에 들어갈 수가 없어. 우리는 돈을 주고 여기까지 왔는데. 그럼 어떻게 해야겠어요? ▷김태현 : 어떻게 찍어요? ▶이큰별 : 그래서 장대에 조그마한 카메라를 달아서 배 옆에서 하루 종일 이러고 있는 거예요, 벨루가가 가까이 다가오기를 기다리면서. ▷김태현 : 그런데 화면 보니까 영상 다 담으셨던데. ▶이큰별 : 맞아요. 그런데 벨루가가 안 오죠. 안 와서 결과적으로는 제가 이렇게 조그마한 패들보드를 어디서 구해서. 이게 저입니다. 패들보드를 타고 방송에는 이렇게 가면 벨루가들이 첫날에 너무 쉽게 한 5분도 안 돼서 관심을 보이고 다가오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됐다, 이거 이제 매일 찍을 수 있겠구나. 그러고 나서는 다시는 안 다가오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찰나에 딱 한 번 5분의 시간이었는데 정말 벨루가가 바로 옆에 이렇게 팔 뻗을 수 있을 정도로 놀아줬거든요, 저랑. 놀고 그 친구들이 깨달은 거죠. 이분 재미없구나. 그냥 자기들 찍기만 하고 먹을 것도 안 주는구나. 그러고 갔는데 그 순간이 저는 너무 좋았어요, 개인적으로 행복했고. ▷김태현 : 저는 우리 학교 다닐 때 그런 것 배우잖아요. 고래는 바다에 살지만 어류가 아니고 포유류다. 알이 아니라 새끼를 낳고 엄마 젖을 먹고. 그런데 저는 그것 어제 보면서 진짜 얘네들은 포유류라는 걸 저는 어떻게 알았냐 하면 얘네들 소리 내잖아요. 벨루가 노랫소리라고 표현하셨던데. 그리고 향유고래도 꼬륵꼬륵 소리 나고 보니까 음성 분석하니까 그게 자음 모음 음절도 있다고. 그것을 저는 처음 들었거든요. 고래가 그렇게 그들만의 언어로 얘기하는 것. 어떤 의미가 있는 거예요? 고래들이 하는 음절, 말을 뭐라고 하지? 코다. 코다라고 부르는. ▶이은솔 : 향고래는 코다라는 소리를 내고 혹등고래는 되게 깊은 곳에서 울거든요. 그런데 그게 해석을 사람 나름대로 하고는 있고 하버드나 이런 데서. ▷김태현 : 엄마를 부르는구나, 새끼를 부르는구나. ▶이은솔 : 어떤 식으로 고래의 언어를 어떻게 해석해야 되느냐라고 연구자들이 굉장히 많이 노력을 하고 있는데 아직 진행 중인 단계고요. 그래서 정확히 의미는 알 수 없지만 되게 독특한 건 이걸 배우거나 퍼뜨리거나 이럴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다른 혹등고래 같은 경우는 수천 킬로미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같은 음절을 부르기도 한대요. 그러면 그런 것들을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자기들끼리 한다는 건데 그런 것도 굉장히 신기하고 되게 포유류 다운 문화인 거죠. ▷김태현 : 이거 우리 처음 들은 거잖아요. 왜냐하면 그냥 다른 포유류들이야 육상에서 개도 짖고 사자도 어흥 다 듣는데 고래가 물속에서 소리 내면 우리가 들을 길이 없는데 녹음장비로 이렇게 다 녹음하신 거죠? ▶이큰별 : 수중청음기, 영어로 하이드로폰이라는 장비를 구입해서. 그걸 또 그냥 물에 넣는다고 녹음이 잘되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후배 이은솔 PD가 을지로를 돌아다니면서 하이드로폰을 잘 수음할 수 있는 장비를 만들었죠. 그런데 그게 저희가 처음 만들다 보니까 굉장히 치렁치렁해서 다들 의아했죠. 이걸로 과연 녹음이 될 것인가. 그리고 배에서도 선이 꼬여서 난리가 났었는데 결과적으로는 굉장히 후배 PD가 잘 만들었다. 이런 행복한 소식이 있어서 시청자분들한테 새로운 소리를 전하게 돼서 저희도 PD로서 개인적으로 되게 행복했습니다. ▷김태현 : 저는 얘네들이 포유류가 맞다는 것을 하나 더 깨달은 장면이 있었어요. 고래 눈. 왜냐하면 눈을 방송에서 확대를 많이 해 주시던데 이렇게 보니까 눈이 사람 눈처럼 눈꺼풀도 있고 지금 여기 화면에 나가는 건 사람 눈입니다. 지금 유튜브로 나가는 장면은 고래 눈이고요. 그런데 이게 어류의 눈이 아니에요. 눈꺼풀도 있고 눈썹도 있는 것 같이 보여요, 얼핏 봤을 때는. 눈을 특별히 부각해서 보여주신 이유는 뭐예요? ▶이은솔 : 사실 사람이랑 사람 간의 관계에서도 눈을 보면 많은 것을 알 수 있잖아요. 그래서 저희도 고래의 눈을 보면 그 안에 어떤 것들이 보일까 이런 것들이 가장 궁금했기 때문에 그런 걸 시청자 여러분들한테도 화면으로 크게 보여드리고 싶었고 이 고래의 눈을 찍기 위해서 엄청나게 수중 촬영감독님이 노력을 하셨어요. 아무래도 가까이 다가가야 하다 보니까 그래서 되게 가까이 다가가서 찍으려고 노력을 많이 하셨고. 그래서 이걸 통해서 고래가 우리랑 같은 어떤 지능이 있고 사고를 하는 생물이다, 이런 것들을 저희가 전달하고 싶어서 이렇게 눈을 많이 보여드렸던 것 같습니다. ▷김태현 : 촬영할 때 혹시 위험하지는 않으셨어요? ▶이은솔 : 고래가 사람을 해치지는 않아요. 그러니까 그게 촬영현장에서는 사실 느껴지거든요. ▷김태현 : 만약에 진짜 상어라면 그렇게 촬영 못했죠. ▶이은솔 : 그렇죠. 피해 다니죠. 그런데 고래는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는 어떤 믿음이 점점 생기더라고요. ▷김태현 : 되게 온순하더라고요. ▶이큰별 : 평화주의자. ▷김태현 : 이게 망원렌즈로 촬영하는 것도 아니고 근접해서 찍어야 되는 거잖아요. ▶이큰별 : 눈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그렇게 해야 됩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PD님, 저는 그걸 느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눈이나 소리 내는 것 보고 쟤네들 진짜 포유류구나. 그런데 PD 님들 보시기에 포유류니까 얘네들이 인간이랑 많이 닮았다, 이런 것 느끼신 적이 있어요? ▶이큰별 : 당연히 1등인 장면이 젖 먹는 장면이었는데. ▷김태현 : 서서 젖 먹는 것? ▶이큰별 : 우리나라에서 고래가 젖 먹는 장면이 촬영된 적은 없습니다, 우리나라 방송국에서. 그리고 세계적으로도 저희가 레퍼런스들을 다 보면 이게 한 세계에서 두 번째, 세 번째 정도로 저희가 고래가 젖 먹는 장면을 그렇게 리얼하게 촬영한 건 처음이어서. ▷김태현 : 지금 유튜브로 화면 나가고 있죠. ▶이큰별 : 이 장면은 저희가 고래가 직접... 고래가 주둥이가 뾰족하잖아요. 도대체 어떻게 젖을 빨까 너무 신기했는데 이렇게 톡톡 대면 젖이 쑥 나오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또 마침 지금 아기가 한 100일 정도 됐거든요. 그래서 아이와 엄마의 모유수유라든지 모성애라든지 이런 것에 대한 감성이 되게 많은 찰나에 고래가 모유를 수유하는 장면을 보게 되니까 너무 정말 우리 아기 같고 귀엽고 신비하고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김태현 : 지금 화면으로 보시는 게, 저기 나오는 물 같은 게 저게 젖이네요. 그렇죠? 고래가 지금 서서 새끼고래가 엄마고래 젖을 먹는 장면인데 진짜 저 장면은 촬영하기가 쉽지...
SBS 뉴스
|
2023.11.29 |
생활 · 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