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서
-재단의 현명한 결단을 촉구하며, 박춘배, 이주용 교사의 단식농성을 풀며-
지난 4월 26일부터 시작된 인천외국어고등학교 박춘배, 이주용 교사의 파면 철회 투쟁이 58일째가 되었다. 또한 6월 7일 인천외고 재학생들의 전면적인 수업 거부에 학교장이 본질을 회피한 미봉책인 휴업령을 발표하자 6월 8일 두 교사는 사랑하는 제자들이 수업 거부 사태까지 이르게 된 데 대해 무한한 책임을 통감하며 더 이상의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사즉생 생즉사의 각오로 시작한 단식 투쟁이 15일째를 맞았다.
그러나 오늘까지 학생들의 전면적인 수업 거부로 심각한 수업 결손과 학사 파행이 계속되지만 학교장, 재단 및 교육청은 문제 해결의 의지를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는 기만적인 행태를 자행하고 있다.
재단은 무엇을 망설이는가. 학교장의 감정적이고 보복적인 부당 파면과 독선적이고 비민주적인 학사운영 등 온갖 만행이 만천하에 드러났고, 이주용 교사는 단식 14일째인 어제 실신하여 구급차에 실려나가 학생들의 분노가 걷잡을 수 없는 이 시점에서 더 이상 무엇을 망설인다 말인가.
학교장은 현재까지 책임 있는 태도를 전혀 보여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방송, 신문 등에서의 거짓말로 교육자답지 못한 자질을 드러냈다. 또한 학교의 위상을 떨어뜨렸으며,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학생들이 전학, 자퇴로 학교를 떠났고, 걷잡을 수 없이 전학생들이 속출하게 하며. 재학생들의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 더욱 염려스러운 것은 1학년 학부모님들과 2, 3학년 학부모님들의 갈등을 조장하고 급기야는 "학사모"라는 외부단체까지 개입시켜 본질을 왜곡 호도하며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학부모를 경찰에 수없이 신고하며 경찰서를 안방 드나들듯이 하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학교장의 비상식적인 태도를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교육청의 무책임하고 기만적인 태도를 규탄한다.
사립학교법을 운운하며 뻔히 예견된 학사 파행을 마치 유도하는 듯한 초기의 무책임한 대응은 결국 학사 파행을 초래했고, 언론의 집중 조명, 국회조사 등으로 사태가 불거지자 특별감사를 시작하는 미온적인 태도를 규탄한다. 우리는 교육청의 국회조사 자료에서 드러난 무책임함과 편파적이다 못해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는 기만적인 행위와 특별감사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 교육청의 무책임하고 기만적인 행위가 인천외고 학사 파행의 장기화를 초래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지난 20일 재단 이사장과의 첫 면담에서 우리는 우리의 요구를 전달했고, 이사장은 수업정상화를 부탁하며 26일까지 이사회를 거쳐 문제 해결의 답을 주겠다고 했다. 우리는 이에 인천외고 문제는 재단, 교육청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관심사로 전국민이 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며 재단의 현명한 결단만이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분노를 가라앉히고 시급한 학교정상화를 이룰 수 있음을 밝힌다.
오늘로 단식 15일째인 박춘배 교사는 재단의 현명한 판단과 교육청의 적극적인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학생들에게는 수업 거부를 중단할 것을 당부하며 단식 농성을 푼다.
우리는 지금까지 인천외고의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 사랑하는 인천외고 학생·학부모님께 사태의 장기화로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우리는 인천외고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더 한층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임을 천명하며, 재단 측에서 6월26일까지 우리가 인정할 수 있는, 학교정상화를 위한 해결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더욱 강도 높은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또한 이후 일어나는 사태에 대해서는 재단 측과 교육청에 모든 책임을 묻는다.
- 우리의 요구 -
□ 파면철회
- 두 교사의 파면이 철회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어떤 해결책도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
□ 학교장 퇴진
- 이번 학내사태는 학교장이 취임하면서 교사, 학생, 학부모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비민주적이며 독단적인 학사운영을 하면서 발단이 되었다.
- 따라서 학교장 퇴진이 이루어져야 함. 학교장이 계속 남아 있는 한, 교사, 학생, 학부모들의 불신이 극에 달한 현 상황에서 정상적인 학교운영은 불가능하다.
□ 민주적 학사운영의 보장과 학생 인권 존중
- 학교내 인사위원회, 예·결산자문위원회, 학교운영위원회 등 학사운영과 관련된 제반 규정 및 학생선도규정 등 각종 규정을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민주적으로 개정하는 틀을 마련하라.
- 교사와 학생의 인권을 존중하여 제반 규정의 재논의 및 폐지, 새로운 규정 제정하는 틀을 마련하라.
□ 학교발전방안 마련
- 시민사회단체 등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여 교육적 철학이 투철한 새로운 교장을 초빙하고 장·단기 발전 방향을 세울 수 있는 교사, 학생, 학부모가 참여하는 "(가칭)인천외고 발전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라.
□ 근본적인 사태 해결을 위한 시교육청은 관리 감독의 책임을 다하라
2004년 6월 22일
인천외국어고등학교 파면철회 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