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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中 `고래싸움`에 초라해지는 한국





"중국, 韓·美 동맹 해체시 한국 나라취급 안한다"



韓·日·中 민족주의 분쟁 가시화, 일본은 美·日관계 강화로 대처



미래한국 2004년6월18일 09:59



韓·美 동맹 균열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韓·美 동맹 해체가 현실화될 경우 한반도는 힘의 균형을 잃고 구한말(舊韓末)과 같은 주변 강대국의 각축장(角逐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외교안보연구원은 지난달 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최근 韓·日·中 3국간 영토분쟁과 역사논쟁이 확산되고 있으며 동북아 패권(覇權)을 둘러싼 日·中간 경쟁관계가 노골화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예상을 뛰어넘는 폭발적 마찰을 불러올 수 있다"고 보고했다.



보고서는 또 "지정학적으로 일본·중국과 인접해 있는 한국으로서는 미국과 동맹관계를 맺지 않을 경우 [양국에 대한] 협상력에 분명한 한계를 갖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무현 정부와 `코드`를 맞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동북아시대추진위원장 문정인 교수[연세대]도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韓·美 동맹이 해체되면 중국이 한국을 국가로 취급하지 않을 것"이며 "일본과 중국 사이에 패권 경합이 벌어져 한국은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규철 동아일보 논설주간은 이러한 정세와 관련 "구한말의 수모와 고통을 되풀이할 수는 없다. 미군 감축의 파장 등 밀려올 먹구름을 내다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2004년 벽두부터 발생하기 시작한 日·中, 韓·日, 韓·中간의 일련의 분쟁은 이러한 우려를 확인시키고 있다.



정초 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야스쿠니신사(靖國神社)를 참배하자 중국은 당분간 양국간 정상회담이 불가할 것이라고 통보했고 프랑스와 일본이 경합을 벌이고 있던 열핵융합실험로(熱核融合實驗爐)[ITER, 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와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 고속철도 선정에서 프랑스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일본은 지난 3월 중국인 7명이 센카쿠제도(尖閣諸島)[댜오위다오(釣魚島)]에 상륙을 시도하자 물대포로 대응하며 이들을 즉각 체포하고 센카쿠제도가 자국 소속임을 못박았다.



수십 년 동안 물밑에 머물던 韓·日간 독도(獨島)[일본명 다케시마(竹島)] 문제도 최근 본격적으로 불거지고 있다. 연초 한국이 독도 우표를 발행한 것에 대해 일본정부는 한국에 공식 항의하는 한편 세계 190여 개국에 문제를 제기하는 서한(書翰)을 발송했다. 일본의 우익그룹은 지난달 독도 상륙을 구체적으로 준비하면서 국제여론의 추이를 주시했다.



韓·中간 역사분쟁도 심각한 이슈(issue)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정부는 `동북공정(東北工程)` 계획을 통해 고구려사(高句麗史)를 자국 역사에 편입시키려 하고 있다. 이는 한반도의 통일 이후 발생할 영토문제에 대한 선점(先占)과 한반도 영향력 확대 방안을 모색하려는 강대국의 힘에 논리에 따른 전형적인 실력행사 수법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주한(駐韓) 중국대사관은 지난달 한국 국회의원들에게 공문을 보내 대만(臺灣) 총통(總統) 취임식에 참여하지 말 것을 요청하는 `내정간섭(內政干涉)` 행태를 보이기 시작했고 중국측 공보관은 이와 관련 "한국 의원들이 우리의 감정을 상하게 했다"고 거리낌없이 설명했다.



주목할 것은 이러한 사건들이 韓·美 동맹 관계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 한국이 미국의 경제·안보 우산 아래 있을 때와는 달리 한국정부가 `자주`를 표방하고 나온 이상 국제사회의 냉정한 힘의 논리가 엄격하게 적용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軍은 그동안 작전수행을 위해 첩보위성과 정찰기, 레이다 등 미국의 정보수집력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왔다. 하지만 북한의 잠수정 및 상륙함의 해상침투저지 등 10여 개 특수임무를 미군으로부터 이양받고 美 제7공군이 홋카이도(北海道)로 이전하는 등 미군의 주요 전력(戰力)이 빠져나가게 되면 한국은 중·단기적으로 심각한 군사적 안보공백(安保空白)을 맞게 될 전망이다.



더구나 장기적으로 수백조 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자주국방`을 이루더라도 그것은 `북한에 대한 억지력(抑止力)`을 확보할 뿐 경제·무역 보호 등 선진국에서 말하는 진정한 자주국방을 의미하지는 못한다는 지적이다.



반면 일본은 미국과의 관계를 급속도로 진전시키고 있어 `북한과의 공동번영`을 국가의 최우선 안보과제로 상정(想定)하고[국가안전보장회의 보고서], `협력적 자주국방` 정책을 내세우고 있는 노무현 정부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일 일본 항공자위대(航空自衛隊) 총사령부는 주일(駐日) 美 공군사령부가 있는 요코다(橫田) 기지로 이전(移轉)을 추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서부 워싱턴주에 소재한 美 육군 제1군단 사령부의 일본 이전 방침에 따른 환영의 제스처(gesture)였다.



긴밀했던 부시-고이즈미 정상회담과 두 차례에 걸친 일본 총리의 전격적인 방북(訪北)도 동아시아에서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시키고자 하는 일본의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한편 자유기업원의 이춘근 부원장(副院長)은 "주한미군 감축이 곧 韓·美 동맹 해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前提)한 뒤 "한반도에 힘의 공백이 생기면 중국이나 일본이 채우려 하겠지만 미국이 이를 좌시(坐視)하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범수 기자









■ 북한의 대남교란(對南攪亂), 전복책동(顚覆策動)을 경계하자



# 역사 패턴은 반복한다



세계는 지금 한국의 이념갈등과 내부적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외국의 투자자들도 한국의 이념성향과 대외관계가 어떻게 정립될지에 크나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정세가 불안하다는 말이다.



그렇지 않아도 북한 핵문제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문의와 불안이 상존하고 있는 마당에 미군 철수라든가 反美감정이 고조되고 있어 한국의 안보를 미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로서는 불안감이 증폭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혹자는 한반도의 오늘날을 19세기 말과 비슷하다는 표현을 자주 하곤 한다.



영국 수상을 지냈던 이든(Anthony Eden)씨는 "특정한 지정학적 여건 하에서 역사는 그대로 반복되지 않지만 반복되는 역사의 패턴(pattern)은 있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중국과 일본 사이에 가로 놓인 한반도의 역사는 바람 잘 날이 없는 외침 속에 시달려야만 했고 그 어려운 역사를 지혜로운 외교를 통해 헤쳐 나왔지만 일제(日帝)의 식민지배나 중국의 속박에서 자유를 잃고 고군분투한 적도 없지 않음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20세기 중반 일제 식민지배에서 벗어나자마자 한국전쟁이 발발했고 모든 것이 파괴된 폐허의 잿더미 위에서 오늘날의 풍요와 경제성장을 이룬 것을 국제사회는 기적이라 일컫는다.



어떻게 보면 한국의 기나긴 역사 속에 지난 50여 년간 만큼 평화롭고 안정된 세월이 있었을까라는 물음이 제기될 정도로 평온한 생활을 보냈던 것이 아닌가 돌아보게 된다.



세계는 글로벌(global) 시대에 접어들어 무한경쟁의 막이 올랐고 부가가치가 높은 부존자원(賦存資源) 하나 없는 한국은 슬기로운 외교와 우수한 고급인력으로 버티어 낼 수밖에 없는 상황적 여건들로 둘러 싸여 있다.



수출을 통해야만 먹고 살 수 있는 한국은 주변 국가들과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해야만 하고 IMF 위기 이후 더더욱 외국인 투자가 중시되고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안보환경 조성은 국가운명과 직결될 만큼 중차대한 국가정책이다.





# 바람 잘 날 없었던 지정학(地政學)



요즘 우리 사회는 내부적 이념 갈등뿐만 아니라 대외관계에서도 어떠한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인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1945년 해방 이후 굳건한 韓·美 군사동맹의 토대 위에서 미군을 주둔시켜 가며 우리의 안전을 보장받고 경제성장에 국력을 집중시켜 이나마 먹고 살게 되었는데 우리 사회 일각에서 일고 있는 反美감정과 주한미군 철수 등의 목소리가 대두(擡頭)될 만큼 기존의 안보질서가 재검토되는 상황을 맞고 있다.



그러면서 급부상하는 중국이 미국 보다 한국의 파트너(partner)가 되어야 하지 않느냐 라는 시각마저 출현하여 국가외교 방향 그 자체가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때에 주한미군 약 4,000명이 이라크로 차출(差出)되고 차출된 미군이 한국으로 귀환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한국의 대외관계는 크나큰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혹자는 급부상하는 중국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차제(此際)에 중국에 보다 밀착하는 외교관계가 필요하다고 말하는데 아무리 망각을 잘 하는 습성이 있다고는 하지만 기나긴 역사 속에 韓·中 관계를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지 않은지 의심이 들 때가 많다.



일제의 식민 지배를 36년간 당해서인지 중국을 비교적 관용스럽게 바라보는 시각이 없지 않은데 역사책을 다시 뒤져 보라는 충언(忠言)을 아끼지 않고 싶다.



미국과의 관계 속에 일부 사대주의(事大主義)니 종속관계라 일컫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러한 관계 설정이라면 중국과의 관계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강대국과 동맹관계를 매어 국가안보를 어느 정도 위탁(委託)하게 되면 자연스레 뒤따르는 구속의 굴레가 있기 마련이어서 우리 영토를 우리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빌려 주어야 하는 일도 발생하고 주둔군(駐屯軍)의 범법행위(犯法行爲)도 발생되어 속상하게 하는 일이 없지 않아 협의를 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일에 분주하게 된다.



이런 저런 속끓임을 없이 하려면 외국의 군대를 주둔시키지 않거나 동맹관계를 돈독히 하여 행여나 국가안보가 위기에 처했을 때 도움을 받으면 되는데 어디 국가관계가 그러한가.



韓·美 동맹 하에서 한국은 주한미군을 주둔시키며 가깝게는 북한 위협으로부터, 멀게는 중국과 일본이 세력다툼을 하지 못하게 하는 전쟁 억지력(抑止力)의 기능을 했다.



근대 역사학자인 유봉영 선생의 「외구(外寇)와 감결소위십승지지(鑑決所謂十勝之地)」는 936년부터 1391년까지 417년간의 고려시대 때 1.09년에 한 번꼴로 피침(被侵)을 받았고 1392년에서 1910년 한일합방까지 519년간의 조선왕조 시기는 1.44년에 한번 꼴로 침략을 당했다고 적고 있다.



이 모든 피침이 거의 대부분 중국과 일본으로부터 행해진 것이다.



그리고는 일제 36년, 해방되고 한국전쟁, 휴전협정의 1953년부터 지금까지 큰 전쟁 없이 평화롭게 살아온 것이 주한미군 덕택이라고 인정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일본은 50여 년 동안 웅크리고 있었지만 말이 자위대(自衛隊)이지 명실상부(名實相符)한 군사대국으로 자리 잡았다.



한 척 당 가격이 1조원이나 하는 금세기 최고의 군함, `신의 방패`라 불리는 이지스(Aegis)함 4척을 비롯하여 총 52척의 구축함을 보유하고 있고 신형 이지스함 2척을 더 갖게 되어 총 6척 체제로 운용될 예정이다.



5,000억 원이나 하는 잠수함을 매년 한 척 퇴역(退役)시키고 새로 건조(建造)하는 나라는 세계에서 일본 밖에 없는데 그래서 함령(艦齡)이 가장 적은 7.5년의 16척 체제를 운용하고 있다.



2001년부터 시작된 신중기방위력정비계획(新中期防衛力整備計劃)에서는 공중급유기 4대와 1만3,500 톤급의 경항모(輕航母)를 도입하고 세계에서 작전 영역에 비해 가장 많은 대잠초계기(對潛哨戒機) 100여 대를 신형 기종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공중급유기는 지금 보다 평화지향적인 좌파(左派)가 힘을 쓸 때 공중급유기를 도입하면 주변 국가들이 공격형 군사력을 갖는다 하여 불안해 할 것이므로 반대해 왔는데 일본 국회는 결국 도입결정을 내리고야 말았다.



우리나라에는 단 한 대도 없는 전투기의 `롤스로이스` F-15 전투기를 무려 200기나 갖고 있고 美·日 공동합작품 F-2 전투기도 일본이 독자생산 하려다 설계도를 본 미국이 레이더와 주날개 제작기술에 충격을 받고 공동개발을 강요, 130기나 보유하게 된다.



이런 일본이 냉전 종식 이후 가장 두려워하는 나라는 중국이다.



일본인들은 중국의 마오쩌둥(毛澤東)을 천재(天才)라 부른다. 공산(共産) 중국 건설 후 열악한 경제력으로 이것저것 손 안대고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국력을 집중, 미국과 어깨를 겨누는 나라가 되었다는 것이다.



미국 본토를 공략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탄(大陸間彈道彈) 12기를 비롯하여 총 132기의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고 육군 병력은 170만 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



해군력은 구축함, 프리깃함이 약 60척, 잠수함이 65척으로 총 770척을 보유하며 일본 보다 양적으로 훨씬 우세하다.



공군력은 약 200기의 폭격기와 3,400기의 작전기를 보유하고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러시아제 첨단 수호이(Sukhoi) 전투기로 교체 중이다.



문제는 일본과 중국이 서로 `두렵다` 하며 물밑 세력다툼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군사력으로 중국과 일본을 견제하는 게임은 이미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중국 앞에 일본은 미국을 선택했고 이라크에 자위대마저 파병하며 군사동맹 관계를 더욱 공고(鞏固)히 하는 현실주의 노선을 걷고 있다.





# 동북아(東北亞)에서 미군의 역할



주한미군은 군사 균형자[Military Balancer]로서 중국과 일본의 갈등을 예방하는 존재로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해 온 것이다.



주한미군이 어디 중국과 일본이 서로 세력다툼을 하지 못하게 하는 세력 균형자로서의 역할만 해 왔는가.



미국은 한국전쟁 이후 줄곧 한국에 중무장(重武裝)의 미군을 배치시키며 북한이 오판(誤判)하지 않도록 전쟁을 막아 왔다.



북한이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 수 있다`는 발언을 해도 안심하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북한이 도발하여 전쟁이 나게 되면 미국이 버티고 있으니 승산도 없고 정권마저 위협받게 될 것이기 때문에 적화통일의 야욕을 유보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먹을 것이 없어 국제사회에 유화(宥和)의 제스처(gesture)를 보낸다고 해서 북한이 달라진 것은 없다.



경제사정이 나빠 철권통치체제(鐵拳統治體制)가 무너지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경제협력을 요구하는 것이지 상황이 달라지면 원래 국가목표인 적화통일을 지향할 것이다.



지난 50년간 역사적 과정을 보더라도 수많은 도발행위와 급기야 핵과 미사일로서 한국 및 주변 국가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생존을 위해서 그리한다지만 그리하지 않아도 생존하려면 더욱 국제협력과 교류와 개방이 필요한데 독재 권력을 옹호하려다 보니 폐쇄국가를 지향할 수밖에 없고 자연히 국민을 호도(糊塗)하는 방법을 쓸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재 휴전선에 배치되어 있는 700여 문에 달하는 장거리포는 서울까지 날아올 수 있으며 생화학탄까지 장착할 수 있는데 한국이 미국과 함께 충분한 보복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면 평상시에도 협상력이 떨어질 것은 분명하다.



이 뿐만이 아니고 지금 국제사회의 시선이 집중되어 있는 북한의 핵개발 의혹은 한국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 전체의 위협이 되고 있으며 특히 1998년8월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 발사실험을 하자마자 일본이 첩보위성 4기의 발사결정을 내리는 등 일본 재무장(再武裝)을 돕고 있는 나라가 북한이다.



북한이 미사일을 전격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하자 일본은 급기야 미국과 손을 잡고 미사일방어체제인 MD(Missile Defense) 군사전략을 채택했고 이는 중국을 자극하여 물밑 군비경쟁을 초래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동북아 최대의 안보불안 변수인 북한을 견제하는데 미국은 지금도 한번 비행에 약 13억 원의 비용을 들이며 북한을 감시하고 있고 해상도(解像度) 10~15cm의 KH-11 첩보위성을 동원하여 북한 움직임을 낱낱이 살펴보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는 주한미군을 철수하라는 주장과 함께 협력적 자주국방이라는 국가정책을 채택했는데 자주국방까지는 안되더라도 어느 정도의 자생력(自生力)을 갖추려면 향후 20년 동안 약 200여 조원이라는 천문학적 돈이 들어가야만 가능하다.



재정적으로도 불가능하고 자주국방을 제대로 하려면 첨단무기를 수입해 쓰는 것이 아니고 자체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해야 하는데 우리의 실정은 현실과 너무나 멀다. 그래서 주한미군을 붙들고 있는 것이다.





# 주한미군 존재가 가장 요긴(要緊)



아이러니(irony)한 것은 反美감정은 反美감정이고 주한미군는 그대로 존속해야 한다는 이중적 모순이 국가안보를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



우리가 미군 철수를 주장한다고 해서 미군이 나가는 것이 아니라 미국 내 反韓감정이 득세하여 미국 국민이 주한미군 존속을 원치 않을까 걱정이 된다.



사흘이 멀다 하고 反美시위를 매스컴을 통해 바라보는 미국 국민들이 한국전쟁 때 목숨을 희생해가며 도와준 한국이 어찌 이러할 수 있느냐 라며 미군을 한국으로부터 불러들이라는 주문을 할 가능성은 상존한다.



한국사회 일각에서는 미국이 한국에 군대를 주둔시키는 것이 어찌 한국만을 위한 것이냐며 절대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을 하는데 그 말도 일리가 있다.



미국도 그들의 이익이 있어 미군을 한국에 주둔시키는 것이지 일방적으로 한국만을 위해 그러하지는 않는다.



그 대신 미군을 원하지 않는 곳에는 주둔시키지 않겠다는 美 국방장관 럼스펠드(Donald H. Rumsfeld)씨의 말처럼 한국이 아니라 일본에 군사력을 집중시키는 차선책을 강구할 것이다.



이미 이러한 미국의 구상은 진행되고 있으며 일본도 이에 동의하고 그 계획을 착착 시행에 옮기고 있다.



일본은 냉전 종식 이후 국가안보를 어떻게 운용해 나갈지 경제에서만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라 안보에서도 걸프전 이후 줄곧 장고(長考)를 거듭한 끝에 일본의 국가안보를 미국과 함께 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 상징적 사건이 이라크에의 일본 자위대 파견이다.



어찌 보면 일본이 자위대를 이라크에 파견하는 것이 한국이 이라크에 파병(派兵)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다.



일본은 평화헌법 제9조에 국제분쟁에 군사력을 파견하지 못하도록 단단히 못을 박고 있으나 한국은 파병이 지연되고 있는데 일본은 이미 파병하여 활동 중이다.



중국이 세력 확장을 하고 국력이 커지니, 불안한 일본은 미국과 동맹관계를 더욱 공고히 함으로써 국가의 안위와 경제적 번영을 도모하려 하는 것이다.



지금 한국은 역사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대외관계의 기로(岐路)에 서 있다.



지난 50여 년 간 한국의 안보와 경제적 풍요를 지탱해 온 韓·美 관계가 흔들리고 미군이 감축되는 등 안보의 역학구도에 변화가 일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지나 온 역사를 뒤돌아보며 어떠한 국제관계가 가장 우리에게 유리했는지를 짚어 볼 필요가 있다.



분명한 것은 지난 50여 년간 미군을 한국에 주둔시키며 경제발전을 도모했던 시기가 가장 잘 살아 온 세월이었다는 것을 회고하게 된다.





# 저자소개 : 김경민(金慶敏),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미국 Missouri 대학교 정치학(석사, 박사)



한국정치학회/ 한국국제정치학회



한국지연연구협의회/ 일본방위학회



현(現)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