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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싶은 도시, 서울`을 위한 제언

서울시에서 곧 문화관광해설사들과 함께 하는


'도보관광코스'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덕수궁에서 정동, 경복궁에서 삼청동, 그리고


종묘에서 창경궁까지 2시간의 여정으로 이뤄진


관광코스를, 전문적 소양을 갖춘 해설사들의


설명을 들으며 거닐 수 있는 프로그램이랍니다.





그동안 시티버스 같은 교통수단에 의존해 서울을


관광하던 프로그램에서 한발짝 나아간 기획이란


점이 우선 눈길을 끕니다. 그리고, 걸으며 도시


의 다양한 냄새를 맡는 일이 한편, 로맨틱하게


느껴지기도 하구요.





하지만, 서울은 걷기엔 너무 피곤한 도시입니다.


새삼 언급할 필요도 없는 교통문제, 보행자의


통행권을 무시한 도로 설계 등으로 인해 걷는 일


이 그리 녹록치 않습니다. 더구나, 유치찬란한


간판들로 뒤덮힌 거리 풍경은, 시각적 피로감을


더할 뿐입니다.





서울시가 'HI SEOUL'같은 페스티벌을 통해 서울의


문화적 이미지를 높이려고 애쓰고 있지만, 그런


일회적인 이벤트로 서울의 공기가 금방 달라지겠


습니까. 좀 진득하고 인내심있게 서울의 거리들을


결곱게 가꿔가는 일, 걷는 일이 불편해지지 않도록


보행자의 공간을 충분히 확보해내는 작업이 지속


적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며칠전 삼청동 길을 따라가다가 잠시 걷고 싶은


마음이 들어 차에서 내렸지만, 차도에 밀린 협소한


보도가 짜증스럽기만 하더군요. 더구나 길 옆으로


가득 세워진 자동차의 행렬 앞에서, 그 매연 속에서


서울의 문화적 향기를 찾아내기란 정말 힘들었습니다.





누군가의 안내에 따라 수동적으로 서울의 길을


따라가는 그런 강제된 방식이 아닌, 저절로 걷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서울의 공간적 여유를, 문화적


활기를 만들어내는 일이 이젠 진지하게 모색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